‘재난기본소득’ 검색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윤희웅의 SNS 민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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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재난기본소득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는 재난으로 인한 피해자의 긴급 구제와 경기 침체 방어를 위해 정부가 직접 현금을 국민에게 지급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는 발 빠르게 이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다소 생소한 단어이기도 하고, 소득은 노동의 결과로 얻어진다는 인식에서는 어색한 표현일 수 있다. 사람들은 궁금하면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온라인 검색을 시도한다.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검색률 추이를 보면, 애초에는 거의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3월 8일부터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어떤 지원이 포함되는지 궁금해 검색해본 비율도 만만치 않았지만 재난기본소득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고, 여전히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도 주요한 정치적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선거 기간 내내 높은 검색률을 유지할 것 같다.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한 온라인 블로그와 카페 등에서의 문서들에 나타난 연관어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현재 재난기본소득이 어떤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는 단어는 ‘코로나19’이고, 그 다음이 ‘100만 원’이다. 긴급생활비, 현금, 극복, 피해계층, 생계, 중하위소득, 자영업자, 소득절벽, 50만 원, 생계소득 등이 주로 나타나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자들 지원으로 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경제, 추경, 경제회복, 경기, 지역화폐 등도 언급됨으로써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도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이 이슈를 제기한 지자체장들과 선제적 조치를 취한 지자체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미국 등 외국에서도 국민들에게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정책이 나오면서 미국, 트럼프 등의 연관어도 상위권에서 확인되고 있다.

한편 총선과 포퓰리즘도 적지 않은 연관어로 나온다. 선거 국면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해석되어 정책의 본질과는 무관하게 각 정치세력의 유불리로만 받아들여져 정쟁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국민들은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최근 상반된 조사 결과들이 발표되어 혼란을 주고 있다.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대해 찬성이 절반을 넘은 조사 결과도 있고, 반대가 절반을 넘은 결과도 있다. 어느 한쪽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조사에 사용된 설문 표현에서 차이가 있다. 자극이 다르면 반응이 달라지는 법이다. 찬성이 높은 조사는 단순히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찬반을 물었고, 반대가 높은 조사는 ‘전 국민 100만 원 지급’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재난기본소득의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빈부 격차, 피해 유무 등과 관련해 보편적 또는 선별적으로 지급할지, 그리고 지급액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 등 세부 내용에 있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보여준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재난기본소득#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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