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첫날인 어제 운영을 재개한 학원과 실내 체육시설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 거리 두기 완화를 발표한 주말엔 나들이객이 쏟아지면서 서울 도심의 교통량이 코로나19 확산 전인 2월 초 수준으로 늘어났다. 전국의 대형 쇼핑몰도 쇼핑과 외식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직 방심할 때가 아닌데도 확연히 느슨해진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어제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3명으로 최근 2주간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45.5명에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의 비율은 3.1%로 집계됐다. 거리 두기 종료를 위한 ‘일일 신규 환자 50명 이하’에 ‘감염 경로 모르는 환자 비율 5% 미만’ 조건을 충족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거리 두기 ‘종료’ 대신 ‘완화’를 결정한 이유는 부활절 행사와 총선 투표로 밀접 접촉이 늘어나 이달 말을 전후로 재확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방심하면 언제든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25일간 신규 환자가 없었던 부산에서는 부산의료원의 간호사와 그의 아버지가 지난 주말 확진 판정을 받아 의료원의 외래 진료가 중단되고 147명이 자가 격리됐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 진행 중인 데다 장기적으로 악화와 완화를 반복할 것으로 전망돼 사스나 메르스 때와 달리 ‘종료’를 선언하기 어렵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안전한 거리 두기와 마스크 쓰기를 포함한 개인 위생수칙을 생활화해야 한다.
정부가 다음 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된 형태로 연장하기로 하면서 초중고교 등교도 다음 달로 연기됐다. 고3 학생들의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는 24일 원격으로 치르기로 해 고3들의 첫 등교도 미뤄지게 됐다.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 기간에 밀접 접촉이 증가하면 6일 등교도 어려워진다.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이 등교하는 등 정상적 일상으로 복귀하려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히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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