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참외와 함께 감염병 위기 이겨내길[기고/배수동]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3일 03시 00분


배수동 (사)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장
배수동 (사)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장
벚꽃이 지면서 어느새 봄 한가운데에 접어들었다. 날은 따뜻해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하는 미담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참외자조금관리위원회(참외자조금) 내 회원 농협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경북도와 대구시 공무원을 위해 참외 600kg을 기부했다. 또한 코로나19 최전선에 나서고 있는 경북 및 대구 농협 지역본부와 서울 중앙본부 직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참외 800kg을 전달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참외를 전달했지만 참외 농가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피해 갈 순 없었다. 대표적인 여름과일이었던 참외가 재배기술의 발달로 봄을 맞이해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으로 참외 소비가 감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로나19로 인력난까지 겪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는 밤낮의 기온차가 크게 벌어짐에 따라 생산량이 줄면서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참외 농가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참외의 1인당 소비량은 2000년대 초까지 연간 5kg이었으나, 최근에는 3kg으로 급감했다. 수입과일이 증가하면서 재배 면적과 생산량이 크게 줄고 있다.

참외는 오랜 세월 ‘국민 과일’로 사랑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참외에 다량 함유된 비타민C는 노화를 방지하고, 포도당과 과당은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참외의 대표적인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은 유해산소(활성산소) 작용으로 체내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해 세포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역력이 화두인 요즘, 참외는 우리 몸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과일이다.

또 참외에 풍부하게 함유된 엽산은 기형아 출산 위험을 낮추고 태아 발달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대표적인 ‘태교푸드’로도 불린다. 달콤하고 시원한 맛은 덤이다.

옛말에 고통은 나눌수록 반으로 준다고 하지 않는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요즘, 참외로 건강은 물론 입맛까지 챙기고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선물한 참외의 훈훈함이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배수동 (사)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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