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음식점에 갔더니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이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유력 후계자로 거론되는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성(姓)은 뚝 떼고 “정은이” “여정이”라고 하니 매우 친숙하게 들립니다. 아무리 넘치는 권력을 가졌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젊은 독재자에 대한 측은지심이 배어 있다고 할까요.
△“Facts about Kim Jong Un end up looking like a TMZ Kardashians rumor piece if you look months later at some of the items we believe.”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CNI) 한반도연구 선임국장의 말입니다. 그는 김정은 건강에 대한 여러 설(說)들을 연예인 사생활 추적 웹사이트 TMZ의 킴 카다시안 보도에 비교하는데요. 카다시안은 미국의 유명 셀러브리티죠. TMZ의 카다시안 보도는 틀린 것도 많고 ‘뻥튀기’도 심합니다. 김정은에 대한 여러 추측이 팩트(사실)로 받아들여지지만 몇 개월 후에 보면 TMZ의 카다시안 보도처럼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It would be a huge deal for China if Kim‘s health was deteriorating.”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침체 위기 속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줄일 수 없습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말입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중국에 엄청나게 큰 문제다.” ‘Big deal’을 넘어서 ‘huge deal’이라고 합니다.
△“It may turn out to be a blessing in disguise for the country’s leadership.”
정치컨설팅회사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코로나19는 북한 지도부에 위장된 축복(blessing in disguise)이 될 수 있다.” ‘위장된 축복’은 ‘불행해 보일지 몰라도 잘 활용하면 행복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을 말합니다. 사자성어로 ‘전화위복’이라고 하죠. 외부에는 코로나19 통제에 주력하고 있다고 알리면서 실은 김 위원장 건강 악화에 따른 내부적 혼란을 수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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