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최장 엿새간의 ‘연휴’가 시작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랜 기간 외출을 자제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온 국민들에게는 모처럼의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가 될 ‘치유 연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긴장의 끈이 풀리기 쉬운,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기간 제주도에만 관광객 18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경주나 동해안 등 휴양지 숙박시설도 예약이 꽉 찼다고 한다. 전국의 자연휴양림과 수목원, 야외체육시설 등도 개방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어제 나온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8.5%가 이번 연휴 기간 나들이나 여행 등 이동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억눌렸던 나들이 욕구가 분출되면서 이번 연휴 기간이 잠잠하던 코로나 감염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한때 하루 수백 명씩 쏟아지던 확진자가 10명 안팎으로 줄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데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한 국민의 협조와 인내가 큰 힘이 됐다. 이제 화창한 봄 날씨와 오랜만의 해방감에 들떠 방심한다면 사태는 언제 다시 악화될지 알 수 없다. 코로나는 ‘은밀하고도 조용하게’ 폭발적 유행을 일으킨다고 하지 않는가.
다음 달 5일까지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연장했던 방역당국은 이번 연휴 기간을 생활방역 전환을 검토할 마지막 고비로 보고 있다고 한다. 나아가 교육부는 5월 중에 중3과 고3 등 고학년부터 등교 개학을 시작하기 위해 시기와 방법을 저울질하고 있다. 개학과 일상의 회복을 위해서도, 아직은 긴장의 고삐를 풀지 말고 감염 예방 수칙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야 한다. 작은 방심이 집단 감염과 재유행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학생들의 개학 일정에마저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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