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탈출, ‘스마트 건설’이 답[기고/손태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30일 03시 00분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공학박사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공학박사
대공황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억하는가. 대공황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길고 깊었던 경제 위기로 경제 침체뿐만 아니라 사회 및 문화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경제적 뉴노멀’ 시대를 알렸던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를 고성장 시대에서 저성장 시대로 전환시켰다.

그런데 이처럼 거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또 다른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4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에 세계를 일시 정지시켜 버렸다. 공장은 생산을 멈췄으며 사람들은 일하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했다. 이로 인한 공급과 수요의 동시 위축은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심각한 세계 경제 위기를 유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부채 증가나 도덕적 해이를 고려할 틈도 없이 경제를 구해 내기 위한 대규모 재정 지출을 감행하고 있다. 과정이야 어떻든 살리고 보자는 거다. 이처럼 코로나19는 모든 국가와 산업 그리고 인간에게 엄청난 위기다. 분명한 것은 위기는 극복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건설산업이 코로나19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인해 건설 현장을 폐쇄하고 인력 이동을 제한하는 것은 현장과 인력 중심의 생산 방식으로 정의됐던 건설산업의 정체성을 뒤흔들고 있다. 또한 전염병의 대유행(pandemic)은 건설기업이 앞으로 직면할 수 있는 상시적 위험 요인이 됐다. 코로나19는 위기로부터 회복 탄력성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산업의 미래가 없다는 교훈을 얘기해주고 있다.

결국 건설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탄력성 확보가 건설산업의 미래가 돼야 한다. 우리가 꿈꾸고 있는 미래의 건설산업은 ‘탈현장화(Off-Site Construction)’와 스마트 건설이 가능한 생태계가 구축된 건설산업이다. 미래의 건설산업은 인력을 활용한 현장 작업의 비중을 줄여 외부 환경 요인에 따른 사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탈현장화로 전환해야 한다.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3차원(3D) 프린팅, 빌딩정보모델링(BIM),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술도 사업 수행의 기본이 돼야 한다.

탈현장화와 스마트 건설기술로 정의되는 미래의 건설산업은 더 이상 다수의 주체가 참여하는 분절된 생산 구조와 현장과 인력 중심의 고비용·저효율 산업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건설산업이 찾아야 할 교훈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바라보고 있는 목적지가 맞는다는 게 아닐까. 스마트 건설이 세계적 대유행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공학박사
#스마트건설#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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