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청년 고용이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2, 3월 청년 고용률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1%포인트와 3%포인트 떨어지는 등 청년 채용시장이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 KDI는 2분기(4∼6월) 이후 청년고용 충격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며 그 부정적 영향이 오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수 소비와 제조업 생산, 수출이 급감하면서 신규 채용이 위축돼 많은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도 내딛지 못하리라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3월 기업들의 신규 채용 규모는 작년 3월보다 24.5% 줄었다. 한 취업 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3곳 중 1곳이 연초에 계획했던 신입사원 채용을 취소했고, 채용 규모도 절반으로 줄였다.
청년들이 취직을 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취업시장을 전전하게 되면 그 부정적 영향이 오래간다.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의 취직 빙하기였던 1993∼2005년 당시 취업을 하지 못한 1970∼1982년생들은 나이가 들어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고 출산율도 급격히 낮아졌다. 어느 사회든 청년들의 좌절은 전 계층의 불행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청년 취업난은 국가적으로 시급하고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조직된 목소리가 없다 보니 기존 근로자들의 문제에 비해 소홀히 다뤄져 왔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대책 등을 내놨지만 청년 일자리 대책은 제대로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말 고용안정대책 가운데 정보기술(IT) 등 20만 개의 청년 일자리가 포함됐으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시행될 수 있다. 대책에 더 속도를 내야 하고, 지원 내용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청년 일자리 대책은 1회성에 그치지 말고 장기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는 기반이 되도록 해야 한다. 취업난이 심한 가운데서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등 첨단 산업들은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정부와 기업, 대학이 협력해 IT 바이오 등 유망한 분야의 인재 양성을 늘리고, 대학교육과 직업교육을 개혁해 노동시장과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