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등교가 다시 1주일 연기되면서 대학 입시를 앞둔 고3생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1학기의 절반 이상을 날리게 된 데다 교육부가 다섯 차례나 등교 연기를 하면서 대입 일정은 별 대책을 안 내놓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그제 등교 연기를 발표하면서 “5월 말 이전에 등교한다면 당초 변경된 대학입시 일정은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뒤집어 해석하면 이달 중 등교가 어려울 경우엔 이미 2주 연기한 대입 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감염 사태가 장기화해 1학기 등교가 아예 불가능해지는 경우에 대비한 ‘플랜B’가 필요하다. 등교 일정에 따른 상세한 평가 방식과 대입 일정을 신속히 발표해 불확실성을 줄여줘야 한다.
가장 첨예한 관심사가 1학기 내신성적 산출 방법이다. 전체 입학 정원의 67%를 뽑는 학생부 중심 수시모집에선 고3 1학기까지의 내신이 반영된다. 일선 학교에서는 13일 등교하면 다음 달 초 중간고사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등교가 20일로 연기되면서 중간고사를 수행평가로 대체하거나 중간과 기말시험을 합쳐서 치르자는 얘기가 나온다. 교육부는 “시험을 포함한 학사 일정은 학교장 재량”이라고 했지만 평가 방식에 따라 학생들마다 유불리가 달라져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입시의 공정성을 위해선 등교 일정에 따라 교육부 지침으로 평가의 골격을 정해주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길이다.
수시 학생부전형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은 학생부에 적어 넣을 내용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교과 활동을 할 기회가 부족하므로 이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면 학년별 비교과 활동 반영 비율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정시 모집도 등교 연기와 수업 차질로 학습량이 부족한 고3을 배려해 수능 출제범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등교가 연기되는 동안 서울의 입시 학원에서는 중간고사 대비를 마치고 수능 공부를 하고 있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수험생과 농산어촌 학생들이 학교에서 진학 상담을 받고 시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대학 입시는 고3 학생들에겐 인생이 걸린 문제다.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줄 심도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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