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133명에 이르고 ‘3차 감염’ 사례마저 나오는 등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3차 감염 피해자를 낸 인천 102번 확진자(25)의 사례는 방역 과정에서 보인 ‘나 하나쯤이야’식 무책임과 거짓말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경종을 던져준다. 그는 9일 확진 판정 뒤에도 역학조사에서 학원 강사라는 직업과 동선을 숨겨 방역당국이 3일을 허비하게 했다. 그 3일간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돼 어제까지 학원 동료와 수강생, 과외 학생과 학부모, 학생의 친구 등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관련자 1700여 명이 진단검사를 받아야 했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일대 클럽과 관련해 어제까지 총 3만5000건의 검사를 벌였다. 하지만 홍익대 인근 주점 등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이태원 클럽과 무관한 새로운 감염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확산을 막으려면 조기 진단검사와 접촉자 파악을 통해 확산 속도를 최소화해야 한다. 당국은 지난달 24일부터 6일까지 이태원의 유흥시설을 방문한 사람은 전원 진단검사를 받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기지국 정보와 카드결제 정보, 폐쇄회로(CC)TV 확인 등의 방법을 동원해 이태원 방문자를 찾는 일도 동반되고 있다.
다만 개인정보는 철저히 보호해줘야 한다. 당사자가 신분이나 동선 노출 등을 우려하면 숨어 버릴 가능성이 큰 데다 개인의 인권도 방역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다. 서울시가 이태원 방문자들에 대해 ‘익명검사’를 무료로 실시하자 검사건수가 8배나 늘어난 것은 좋은 사례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내가 무책임하게 처신하면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당국도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방역의 주체인 개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인권을 존중해주며 방역에도 성공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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