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등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5차, 6차로 계속 이어지고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 감염마저 확산되고 있다. 이태원발 감염 환자는 어제까지 225명으로 그중 이태원 클럽 방문자가 96명, 이들과의 접촉으로 전파된 n차 감염자가 129명에 이른다. 특히 이태원에서 감염됐으나 직업을 숨겼던 인천 학원강사에게서 비롯된 5차 감염자가 23일 확인됐고, 어제는 이 중 1명의 가족이 추가로 확진돼 6차 감염으로 추정됐다. 이 밖에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확진이 늘어 ‘숨은 환자’로 인한 확산도 우려된다.
이처럼 n차 감염 숫자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우리 일상 곳곳에 파고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은밀하고 질긴 전파력을 확인시켜준다. 이로 인해 27일 고2와 중3, 초1, 2의 등교개학을 앞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고3은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하되, 그 밖의 학년은 격주제나 격일제, 원격수업 병행 등 학교별로 학부모 의견을 들어 등교 방식을 결정하게 했다. 초등학교는 대부분 주 1, 2회 등교를 택했으나 가정학습을 이유로 교외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등교하지 않는 학생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어제 방과후 학교 강사, 퇴직 교원 등 3만여 명을 배치한다고 발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미흡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사태가 전대미문인지라 그 대응에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대응을 위한 대응이나 책상머리 대책에 함몰된다면 코로나19의 꼬리만 쫓아가는 ‘뒷북 방역’에 머물게 된다. 수도권 지자체들이 지난 주말 코인노래방 등 유흥시설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자 일반 노래방이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상투적 표피적 행정의 비효율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방역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나 부작용이 발생하면 최대한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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