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2차 대유행(팬데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제 국내 신규 확진자는 56명으로 이틀 만에 다시 50명대를 넘겼고 누적 확진자는 1만2003명에 이른다. 4월에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는 6월 들어 매일 30명 이상을 기록하고 50명을 넘어선 날이 어제를 포함해 나흘이나 있었다.
확진자의 대부분은 수도권에서 나왔다. 서울 이태원 클럽과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등을 매개로 집단감염과 n차 감염이 꼬리를 물고 있는데 당국의 역학조사가 코로나의 감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확진자들이 고위험군인 5070세대에 쏠리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정부는 어제 현행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를 무기한 연장했다. 기한은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 때까지’다. 학원이나 PC방까지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의무 도입하고 방역수칙 강제 적용 대상 업종도 확대했다. 이번 조치는 현행 ‘생활 속 거리 두기’를 강화한 형태로 유지한 것으로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갈 경우 등교 수업 차질과 생업 피해를 빚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경제 봉쇄를 풀면서 재확산 조짐이 동시다발적으로 감지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어제까지 전 세계 확진자는 750여만 명, 사망자는 42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어제 미국과 유럽에서는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주가지수와 원유가격이 폭락했다. 경제활동을 풀면 감염이 확산되고, 조이면 먹고살 길이 막연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일상생활과 경제, 방역을 모두 잡기 위해서는 꾸준한 인내심과 절충의 지혜가 필요하다. “코로나 악몽은 이제 시작일 뿐”(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라는 전문가의 경고를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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