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혹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니?”라고 초등생에게 물으면 10명 중 8명이 스마트폰이나 게임기를 말한다. 그만큼 아이들은 절실하게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부모들은 할 수 있는 한 구입을 미루고 싶은 것이 스마트폰이다. 시간 조절을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사줘야 할까, 말아야 할까? 언제 사주는 것이 최선일까? 집집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나는 사줄 수밖에 없다면 초등 5학년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초등학생은 절대 안 되고, 중학생도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 결핍도 고려해야 하고, 스마트폰으로 확인해야 하는 정보도 있어 구입 시기를 좀 낮췄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기본적으로 휴대전화가 필요하지 않지만, 맞벌이 등으로 아이와 끊임없이 연락해야 하는 경우는 부득이 사주기도 해야 한다. 이때는 가장 기능이 최소화되어 있는 것으로 구입하고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게만 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처음 사줄 때, 미리 두 가지 규칙에 동의를 받는 것이 좋다. 첫째, 인터넷으로 유해한 정보를 접할 수 있으므로 차단하겠다고 밝힌다. 둘째, 문자나 카카오톡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만 사용할 것을 약속받는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메시지를 주고받기 때문에 거기에 신경 쓰느라 실제로 공부를 못 한다. 친구들이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이 없으면 ‘씹는다’고 뭐라 하기 때문에 아이 입장에서는 답신을 안 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처음 스마트폰을 살 때 문자나 카톡을 주고받는 시간을 약속받고, 친구들에게 말하라고 한다. 그래야 친구들도 오해를 안 한다. 문자를 받는 시간은 오후 8시나 9시까지가 적당하다. 만약 아이가 규칙을 어기면 다음 날 하루 정도는 스마트폰을 회수했다가 돌려준다. 아이가 규칙을 어기는 것을 한참을 두고 봤다가 몇 달간 스마트폰을 금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늘 새로운 기회를 주어야 그 기회를 통해서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고 너무 오래 하는 아이라면 어떻게 할까? 한 달 정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시간을 조사한다. 한 달 동안 관찰했더니, 아이가 보통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스마트폰을 했다고 치자. 아이가 기분 좋은 날을 잡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엄마가 보니깐 네가 매일 세 시간 정도 스마트폰을 하더라. 좀 줄여야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있니?”라고 묻는다. 아이가 그런다고 하면 “얼마로 줄여 볼래?”라고 묻는다. 아이가 “한 시간”이라고 대답하면, “세 시간 하다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한 시간으로 줄이니? 잘 생각해보고 네가 정말 지킬 수 있는 만큼을 정해봐”라고 말한다. 아이가 “두 시간 반”이라고 얘기하면 일주일을 두고 본다.
일주일간 아이가 스마트폰을 한 시간을 체크한다. 그 후 아이와 다시 얘기해서 “잘 지켰다고 생각하니?”하고 묻는다. 아이는 일주일에 하루만 잘 지켜도 잘 지켰다고 대답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엄마가 체크한 것을 보여주며 “좀 어렵더라. 잘 안되는 이유가 뭐니?”라고 물어본다. 그리고 다른 방안을 얘기해본다. 이렇게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율적으로 줄여가게 한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장난감이자 친구와 소통하는 도구다. 부모가 이런 훈련 없이 스마트폰을 빼앗거나 강제로 시간을 줄이면 아이는 부모가 친구들과의 소통마저 끊어버렸다고 생각해 부모를 원망한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을 너무 오래 하는 것이 아이한테 왜 좋지 않은지 설명하고, 반드시 스스로 조금씩 조절해 가게 해야 한다.
나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스마트폰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스마트폰을 안 주는 것은 어렵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사용 시간은 하루에 한 시간을 넘으면 안 될 것 같다. 초등학생은 오후 10시 전에 자야 하며 중학생도 오후 9시 이후에는 스마트폰을 되도록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가족이 같은 규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또한 온 가족이 스마트폰을 거실에 놓고 생활한다. 특히 공부를 하거나 화장실에 가거나 잠을 잘 때는 반드시 거실에 놓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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