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AOA의 리더 지민(본명 신지민·29)이 5일 팀에서 탈퇴하고 모든 연예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동료 멤버였던 민아(본명 권민아·27)가 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AOA로 활동하면서 지민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한 지 이틀 만이다.
지난해 5월 AOA를 탈퇴해 배우로 활동 중인 민아는 “AOA 탈퇴 정말 하기 싫었는데 날 싫어하는 사람 하나(지민) 때문에 10년을 괴롭힘 당하고 참았다가 결국 포기했다”고 적었다. “나 괴롭힌 언니는 너무 잘 지내고 있다. 난 매일이 눈 뜨는 게 고통”이라고 털어놓으며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신체 일부분의 상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민아는 또 “아빠가 췌장암 말기 선고받고 아빠가 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 언니한테 또 혼날까 봐… (중략) 더 볼 수 있었는데 못 보고 아빠 눈 감을 때 삐 소리 듣고 보냈다. (중략) 대기실에서 한 번 우니까 분위기 흐려진다며, 나 때문에 눈치 봐야 하냐며… 아직도 그 기억 지우지 못한다”고 했다.
지민은 이에 대해 “소설”이라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썼다가 민아의 폭로가 이어지자 지웠다. 결국 지민은 4일 새벽 민아를 찾아가 사과하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같이 지내는 동안 민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팀을 이끌기에 부족하고 잘못했다. 후회와 죄책감이 든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민아가 “(지민이) 화가 난 상태로 들어와 어이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해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지민이 AOA에서 탈퇴하고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가 공식 사과했다.
아이돌 그룹의 팀 내 괴롭힘 문제는 이번만이 아니다. 2012년 7월 걸그룹 티아라의 화영이 탈퇴하면서 ‘왕따 논란’이 일었다. 혼성 그룹 샵은 여성 멤버 이지혜와 서지영이 갈등을 겪다가 2002년 해체됐다.
아이돌 가수들은 보통 이른 청소년기부터 연습생 생활을 한 후 데뷔한다. 적게는 4명, 많게는 10여 명이 같이 연습하고 숙소 생활도 함께한다. 친했던 사람들끼리 멤버를 구성하는 것도 아니고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보니 왕따나 괴롭힘이 발생할 여지가 매우 크다. 게다가 이 시기가 정서적으로 예민한 나이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는 더 크고 아프게 남을 수밖에 없다. 소속사의 세심한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현재 많은 연예기획사가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단순히 투자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공감과 진심을 담아 소통해야 한다. 민아는 “에프엔씨(소속사)에도 다 얘기했다. 수면제에서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지민 언니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귀담아들어 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아이돌 그룹을 내세운 K팝은 한류의 대표 브랜드다. 전 세계 팬들이 국내 아이돌 그룹을 눈여겨보고 있다. 왕따와 괴롭힘으로 얼룩진 국내 아이돌계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K팝도 세계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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