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재미있는 나라다. 한국에서 수년 동안 생활했지만 농촌이나 시골만 가면 의문에 빠진다. 여기는 몽골 시골하고는 매우 달라서 ‘어쩌면 이렇게 편리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몽골의 시골은 화장실 및 편의시설부터 시골답다. 그렇지만 그 또한 하나의 매력이며 경험할 수 없는 색다름이다. 한국의 시골이나 농촌 지역은 편의시설이라든지 생활하는 데 크게 불편함이 없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사람이 없을까? 지금 한국의 농촌에 가면 대부분 노인들과 외국인 근로자들만 눈에 띈다.
이에 대한 대답은 예측하기 쉽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야 시골이나 농어촌에서도 사람들이 북적일 것 같다. 매일 북적대는 대도시를 잠시나마 벗어나 마음의 치유를 받는 곳이 바로 시골 농어촌이기도 하다. 한국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내 집 내 땅이 없다고 모두 하소연하는데 농어촌에는 빈 땅이 남아돈다. 일부 농부들은 고된 농사일을 그만두고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대도시나 작은 도시로 이동한다. 지난겨울 방문했던 농촌 인근 소도시의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 가운데 열에 아홉꼴로 어르신들이었다. 젊은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지난주 한국 농어촌 체험활동을 하면서 농부들의 현실과 어려움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신문과 텔레비전에서 ‘농어촌이 어려워졌다, 농촌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현장에 가서 실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없었다. 홀로 농사를 짓는 한 농부 아저씨는 일손이 부족해 제때 수확을 못 해 손해를 본 경우가 셀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농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세계적으로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다. 또는 K팝이나 한류로 많이 알려진 나라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라면 한복도 입어봤고 유명 관광지도 여러 곳 방문하며 많은 추억을 만들었을 것이다.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유학생이라면 한국 전통놀이나 문화를 한국 어학당에서도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고유문화가 남아 있는 농촌을 제대로 경험한 외국인은 드물다.
한국의 농촌을 체험할 수 있도록 관광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제주도, 서울 명동 거리, 경복궁, 부산 등 유명 관광지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국이 좋아서 오는 사람들이 농촌 체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도와주면 좋겠다. 한국의 또 다른 매력인 농촌과 관련된 관광 상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한국을 K팝으로, K드라마로 아는 것도 좋지만 한국의 숨겨진 또 다른 매력을 공유할 시기가 온 것 같다. K팝 연예인들까지 합류해 농촌과 관련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어떨까. 해외의 한류 팬들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장기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을 비롯해 한국 문화를 경험한 외국인 대상이라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언급한 농부 아저씨 사례처럼 농사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농번기에 부족한 인력을 보충할 수도 있고, 농촌 인근 유학생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농촌을 방문해 일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이를 통해서 한국인의 정과 문화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몽골의 고유문화는 유목이다. 몽골의 대도시엔 볼 것이 많지 않아 ‘진짜 몽골’을 느끼고 싶어 하는 외국인이나 관광객들은 먼 시골까지 가서 말과 낙타를 타면서 여행을 즐긴다. 한국의 고유문화와 정서를 알리면서 관광산업도 활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한류 프로그램이 탄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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