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물난리 피해에서 배우자[내 생각은/이창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7일 03시 00분


기후변화는 기온 상승과 함께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이번 부산에서 겪은 물난리 또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범람한 동천 주변은 농경지로 변했다 도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수로만 좁게 남기고 홍수터와 배후습지를 모두 생활공간으로 차용하다 보니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버거울 수밖에 없다. 거기에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의 규모까지 커지며 큰 피해로 이어졌다. 그 주변도 본래는 물을 흡수하여 저장할 수 있는 흙으로 덮여 있었지만 개발 후 콘크리트 구조물 등으로 덮이다 보니 물이 모여드는 속도가 빨라지며 피해를 키웠다. 산사태 역시 뿌리 깊은 나무들을 베어내고 그 땅에 어울리지 않는 외래종을 들여놓다 보니 나무들이 토사를 붙잡아 산사태를 방지하는 기능이 크게 위축되어 있어 발생했다. 허약해진 산은 강하게 쏟아지는 장맛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기후변화는 미래에도 지속될 위험이다. 체계적인 적응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창석 한국생물과학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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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물난리#기온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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