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첨단의 전술이었다. 리들 하트에 의하면 2차 세계대전 전에 기갑전술의 가치를 긍정한 장군은 미국과 유럽을 통틀어서 20여 명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 측의 선두주자였던 조지 패튼 장군은 1885년생이다. 조부는 남북전쟁에 남군으로 싸우다 전사했다. 패튼은 할아버지의 안장에 앉아 승마를 배웠고, 존 모스비라는 전설적인 남군 기병대의 지휘관으로부터 기병의 무용담을 들으며 자랐다. 사관학교 시절부터 그는 승마와 펜싱에 몰입했다. 프랑스에 갔을 때는 당대 최고의 펜싱 교관을 찾아가 교습을 받았다.
패튼의 병과는 낡디낡은 병종인 기병이었다. 사브르의 달인이었던 패튼은 중급 장교 시절에 기병도 개량에 몰두했다. 그는 패튼도라고 명명된 새로운 기병도를 고안하고, 기존의 기병도를 교체하는 데 온 정력을 쏟았다. 패튼도는 뾰쪽하고 긴 찌르기 위주의 칼이었다. 기존의 기병도는 말 위에서 휘두르며 베기 중심의 칼이었다. 베기는 위력도 떨어지고, 말 위에서 휘두르려면 몸을 세워야 한다. 찌르기는 말 위에서 몸을 숙여서 찌를 수 있다. 긴 칼은 적을 먼저 정확하게 찌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베기는 선이고 찌르기는 점이다. 모든 공격 중에서 찌르기가 제일 막기 힘들다.
20세기에 패튼도는 의장용 칼 이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면 기병 패튼의 삶은 허무했을까? 몸을 숙이고 전력을 다해 점의 공격을 하라. 대담하게 찔러라. 찌르기는 1초라도 먼저 찌르는 쪽이 이긴다. 이것은 전격전의 논리에 그대로 적용된다. 많은 장군이 전격전의 교리에 회의나 두려움을 느꼈던 이유는 바로 이 찌르기와 점의 공격에 대한 신뢰나 용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검술은 20세기 전쟁에서는 낡은 것이다. 그러나 검술의 원리는 전쟁의 보편적인 원리이다. 이것을 구분하는 능력, 낡은 것에서 보편적이고 미래적인 진리를 찾아내는 능력이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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