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좋은 투자 중 하나는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몸값을 연봉으로 착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전에서 몸값은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직장인의 가치를 돈으로 빗대어 표현한 것이 몸값이 될 것이다. 이것이 연봉과 같은 뜻일까.
직장 경력이 쌓이면서 보통 연봉이 올라간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연봉이 올라가는 동안 자신의 몸값은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 기업은 내가 완숙한 기술을 갖고 있어서 채용하기보다는 젊음의 에너지와 배워가면서 성장할 미래 잠재 가치 등을 보고 연봉을 주어 채용한다. 직장 내에서 경험이 쌓이고, 관리자로 승진하면서 연봉이 올라간다. 그동안 내 몸값도 올라간 것일까.
만일 몸값이 나의 가치를 뜻한다면, 내가 직장을 나와서도 직장에서 벌던 만큼을 벌 수 있어야 한다. 대다수 직장인은 조직을 떠나는 순간 ‘몸값’이 갑자기 떨어진다. 연봉은 내 몸값이 아닌 그냥 직장 다니는 동안에만 내게 주는 월급일 뿐이다. 옛날에 기대수명이 지금처럼 높지 않고 60대까지 일하다 나올 수 있어서, 퇴직 후 일하지 않아도 삶을 꾸려갈 수 있을 때에는 ‘몸값=연봉’이 성립했다. 지금은 어떨까.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세(2018년 기준)로 과거보다 늘었지만, 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감소해 64세에 불과하다. 즉, 기대수명의 연장은 무병장수가 늘었다는 말이 아니라 유병장수가 늘었다는 뜻이다.
한국의 직장인이 주된 직장에서 나오는 연령이 49세이고, 25세 전후에 직장 생활을 시작한다면 대략 25년 내외를 근무하게 된다. 평균 삶의 30% 정도를 직장에 다니는 것이며, 입사 전 시간을 제외해도 직장에 다닌 것보다 더 많은 세월을 직장 밖에서 보내야 한다.
따라서 연봉과는 별개로 직장인은 내 몸값을 높이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첫째, 내가 가진 경험과 기술 중에 직장 내 혹은 외부에서 돈과 교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자. 내게 직원 관리 기술이 있다고 생각하는 매니저가 있을지 모르겠다. 글쎄, 그런 기술은 조직 밖에서 돈을 주고 살지 모르겠다(안 산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관리자의 가치가 올라갈까(내려갈 것이라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직장생활 10여 년 뒤 독립한 업플라이 유연실 대표는 자신의 경험과 공부를 통해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었고, 동영상 강좌로만 3년 만에 자신의 연봉을 벌게 됐다. 돈과 교환할 수 있는 자신의 기술을 생각해보고 싶다면 ‘크몽’이나 ‘클래스 101’ 등에서 사람들은 어떤 기술을 사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있는지, 나에게는 어떤 기술이 있는지 혹은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둘째, 몸값을 올리려면 투자를 해야 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지만 회사에서 비용 지원은 되지 않는 교육이나 자료를 구매하기 위해 자신의 돈을 얼마나 써봤는지 생각해보자. 조직은 회사를 위해 필요한 교육을 최소한 시켜줄 뿐이다. 돈과 교환할 수 있는 자기만의 기술로 만들고 싶다면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 자료 구매 등에 투자를 해야 한다. 유 대표도 자신의 노하우를 다듬기 위해 값비싼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시간과 돈의 투자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더군다나 자신이 개발하고자 하는 기술이 직장에서 하는 일과 관련성이 떨어질수록 이러한 투자는 더 많아져야 한다.
셋째, 나의 고객이 누가 될지, 누가 나의 전문성에 대해 추천을 해 줄지 생각해보자. 자신의 기술을 돈과 교환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있어야 하며, 추천해주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
올해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는 사업을 접어야 했다. 상대적으로 매달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인은 다행으로 여긴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우리 삶에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생각보다 짧다. 몸값은 더 이상 연봉이 아니다. 연봉은 직장에 다니는 기간 동안만 받을 수 있는 돈이다. 월급이 나오는 동안 직장인이 해야 할 것은 몸값을 올릴 수 있는 자기만의 기술, 즉 직업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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