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3.3%로 집계됐다고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했다. 1분기 ―1.3%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하반기에 웬만큼 반등해서는 연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2분기 성장률은 한은의 당초 예상치 ‘―2%대 초중반’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외환위기 발생 직후인 1998년 1분기 ―6.8%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코로나19로 각국이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자동차, 스마트폰 등 수출이 16.6%나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다. 1963년 4분기 이후 56년 6개월 만에 수출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그나마 민간소비는 긴급재난지원금 가운데 11조 원이 2분기에 사용된 덕에 1.4% 늘었지만 1분기에 6.5% 줄어든 걸 벌충할 수준은 아니다.
어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3분기에는 중국과 유사한 트랙의 경기 반등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 ―0.2% 달성은 불가능해 보인다. 연간 성장률 ―1.0% 선을 지키려 해도 3, 4분기에 1.8%씩 성장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지속적 확산으로 수출 회복이 지연되는 걸 고려하면 하반기 큰 폭의 반등은 쉽지 않다.
낙관적 성장률 전망에 기초해 세워진 세수(稅收) 목표도 채우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국세는 작년 동기 대비 21조3000억 원이나 덜 걷혔고 세수진도율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미 3차례에 걸쳐 60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며 국가채무가 급등한 만큼 적자국채를 더 찍어내기도 곤란하다.
마이너스 성장은 나라를 가난하게 만든다. 세금이 예상보다 더 걷혀 재정당국이 여유를 부리던 시절은 끝났다. 코로나 충격이 올해 안에 끝나리란 보장도 없다. 정부도 살림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고용안전망 확충 등 꼭 필요한 곳 외의 지출은 제로베이스에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경제 활성화는 재정지출 대신 수요가 있는 곳에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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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4 10:41:33
'유럽 연합'만 봐도 각국이 총 '백신' 예산 약 1000 조 원에 ~ 25 조 규모 예산 배분 놓고도 몇 달을 고민하는데 한국은 100 조, 200 조, 300 조 추경? 우한 전염병 막고서 남으면 수도 이전? 굉장히 납득 못할 예산 관리죠.
2020-07-24 10:23:32
'낙관적 성장률 전망에 기초해 세워진 세수(稅收) 목표도 채우기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