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임대차 3법’이 통과된 뒤 전세매물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자 여권이 현재 4%인 ‘전월세 전환율’을 절반 수준으로 낮춰 집주인들에게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태스크포스 소속 이원욱 의원은 어제 라디오에 출연해 “전월세 전환율이 2%대 정도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현재 0.5%)+3.5%’로 정해져 있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이달 안에 고쳐 전월세 전환율을 2%대로 낮춘다는 게 정부 여당의 계획이다. 이 의원은 “자율 유도가 안 되면 법적 처벌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금은 참고만 할 뿐이어서 집의 상태나 층, 향(向)에 따라 전환율이 유동적인데 법을 고쳐 이를 위반하는 집주인에게 과태료 등을 물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이웃한 동일한 아파트여도 기존부터 월세를 받아온 집과 전세에서 전환한 집의 월세가 2배 차이 날 수 있다.
부작용을 무릅쓰고 이런 보완책을 여권이 추진하는 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8주 연속으로 상승하고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빨라져 세입자들까지 불만을 터뜨리고 있어서다. 임대차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시장이 기대와 정반대로 움직이자 당황한 것처럼 보인다.
이런 임대차 후속 대책들은 세입자 방어권 강화란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계약의 자유와 집주인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시장 원리를 무시한 제도들을 졸속으로 도입하다 보니 규제의 허점을 더 과격한 규제를 동원해 땜질하는 악순환에 빠져든 것이다. 이런 방안이 현실화되면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보통 사람들이 위법행위로 처벌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서민과 무주택자의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면 경쟁력 있는 공공임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민간의 임대료 인하를 유도하는 게 바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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