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인근 총격 사건으로 기자회견 도중 갑자기 피신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백악관에서 이렇게 ‘각본’에 없는 상황은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데요. 미 대통령의 안위와 관련된 긴급 상황들을 모아 봤습니다.
△“Do I seem rattled?”
10여 분 후 다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이 쏟아집니다. “놀랐느냐”는 질문에 “내가 놀란 것 같으냐”고 반문합니다. “안 놀랐다. 이 정도 상황쯤이야”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겠죠. 무서운 영화를 보면 뭔가 덜컹 소리가 나면 주인공이 기겁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 상황을 ‘rattled(놀란, 가슴 철렁한)’라고 합니다.
△“I had hoped it was a KGB agent. On second thought, he would have missed.”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저격당한 후 유머를 잃지 않습니다. 저격범은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려고 했던 정신질환자 존 힝클리였죠. 레이건 대통령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범인이 KGB(옛 소련 정보기관) 요원이었으면 했어.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만약 KGB였다면 나를 맞히지 못했겠지.” KGB의 실력이 형편없다고 조롱하는 것이죠. 당시 미국과 소련은 군비 경쟁을 벌이며 갈등이 고조되던 때였습니다. ‘On second thought’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이라는 뜻입니다. 조금 전에 자신이 했던 말을 부정하거나 수정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From Dallas, Texas, the flash apparently official, President Kennedy died at 1 p.m. Central Standard Time, 2 o‘clock Eastern Standard Time, some 38 minutes ago.”
1963년 CBS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는 존 F 케네디 대통령 타계 뉴스를 전합니다. 앞쪽에 나오는 ‘the flash apparently official’이 무슨 뜻일까요. 당시 시시각각 AP통신 내용을 전하던 중 “이건 아마 공식 (사망) 긴급속보인 것 같다”고 밝히는 겁니다. AP 속보는 여러 등급이 있는데요. ‘Flash(플래시)’는 최고 등급의 긴급속보를 말합니다. 2001년 9·11테러는 당연히 ‘flash’였고, 2011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뉴스도 이 표시와 함께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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