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교회 등을 비롯한 전국에서 어제 246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닷새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교회에서 시작된 감염이 올림픽공원과 어린이집, 병원 등에 이어 군부대까지 전파됐고, 서울 시내 경찰서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전방위적인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격리병상도 감소해 수도권의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1479개 중 남은 것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어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교회 예배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내용 등의 방역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금 바로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의료 시스템의 붕괴와 막대한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때에는 정부와 의료진의 총력 방역은 물론이고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방역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차 대유행 당시 진원지였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신자들이 음성적으로 숨거나 정확한 교인 명단 제출이 지연돼 사태 초기 확진자가 급증하는 주요 원인이 됐던 악몽이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
서울 사랑제일교회에 이어 56만 명이 다니는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다중이 밀집해 이용하기 때문에 거리 두기를 한다고 해도 코로나19가 전파되기 매우 용이한 만큼 정부와 교회 측의 비상한 대처가 요구된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마스크를 내리고 연설을 하고 병원 이송을 위해 보건소 차량에 탑승하면서 마스크를 내린 채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등 안이한 모습을 노출한 것은 무책임한 행태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코로나19 방역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전 목사와 해당 교회 측은 책임을 통감하고 정부 방역대책에 확실하게 협력해야 한다. 정치권도 힘을 모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광화문 집회를 놓고 ‘야당 책임론’을 제기하고 야당은 반발하고 있는데 지금이 그런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때인가. 2차 대유행에 맞서기 위해 온 사회가 다시 한번 합심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방역의 그물망을 엮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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