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전당대회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전당대회에서 민주 공화 양당은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합니다. 선출이라고 하지만 사실 후보야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고, 후보 수락 연설도 익히 예상 가능한 내용이지요. 그래서 전당대회의 꽃은 찬조출연 역할인 연설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It is what it is.”
올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투표(VOTE)’ 목걸이가 화제였는데요. 연설도 좋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이 문구를 그녀 연설의 핵심으로 꼽았습니다. “세상사 뭐 그런 거지. 어쩌겠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 하는 것이 더 확실히 의미 전달이 되는데요. ‘Accept it, and move on’의 뜻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분열정치에 실망했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그러니 세상을 바꾸려면 민주당 후보를 뽑아 달라”는 의미입니다.
△“We’re the only children of billionaires who are as comfortable in a Caterpillar as we are in our own cars.”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인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위해 연설을 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식들을 ‘금수저’로 키우지 않고 일반인처럼 열심히 땀 흘리며 노동의 가치를 알도록 키웠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는 “우리는 고급차만큼 캐터필러에서도 편안함을 느끼는 억만장자 자식들이다”라고 말합니다. 캐터필러는 대표적인 트랙터 제조업체입니다.
△“This seat’s taken.”
2012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영화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등장해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도전하는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빈 의자를 가지고 나와 거기에 오바마 대통령이 앉아 있다고 가정하고 “당신이 나라를 망쳤어”라고 화를 내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자 백악관이 바로 트위터를 통해 답신을 보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의자에 앉아있는 사진과 함께 “이 의자는 벌써 임자가 있어”라는 한 줄 댓글을 올렸습니다. 당시 미 언론은 “유쾌한 잽을 날렸다”고 평했습니다. 정치적 공격을 받아치려면 이렇게 위트 있게 해야죠.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