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 전방위 장기戰… 거리두기 3단계 부담 되면 2.5부터라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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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주말을 맞아 검사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어제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줄어든 266명을 기록했지만 11일째 매일 세 자릿수 신규 환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의료와 방역 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천지, 이태원클럽 등 단일 규모 유행 때와 달리 전국 곳곳에서 전방위적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감염병 관련 학술단체 10곳은 어제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금 단계에서 막아내지 못하면 3단계로 격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언제든 즉각 3단계로 돌입해 민관 총력전을 벌일 만반의 태세가 돼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막상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묻는 질문에 “논의 중”이라는 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3단계로 격상되면 필수적인 사회 경제적 활동을 제외한 모든 일상 활동이 정지되지만 어떤 활동이 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공공기관은 필수적 인력 외 전원 재택근무를 하고 민간기업도 이에 준해 근무하도록 권고된다. 하지만 재택근무 비율을 50%로 정해 놓았을 뿐 ‘필수적 인력’이란 어떤 직종을 뜻하는지 정부도 답을 못 내놓고 있다.

3단계가 시행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이들은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정부는 3단계 격상 시 영업정지 대상이 되는 ‘중(中)위험시설’로 학원(300인 미만) 오락실 영화관 카페 등을 예시해 놓고 ‘추가 조정 가능’이라는 단서를 달아 문을 닫아야 하는지 아닌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게 해놓았다. 생업 현장에선 ‘음식점도 쇼핑몰도 되는데 왜 카페는 문을 닫아야 하나’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라이브 카페는 되고 실내 카페는 안 되나’ 등 논란만 벌어지고 있다.

2단계는 취약하고 3단계는 경제적 피해가 막대해 부담스럽다면 단계를 세분해 2단계와 3단계 사이 중간 단계를 택하는 방안도 있다. 시설 영업도 영업정지라는 극단적 처방 대신 입장객 수 제한 같은 중간 강도의 탄력적 방안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거리 두기 3단계는 우리 사회가 한 번도 시행해 본 적이 없는 조치다. 올봄 1차 대유행 때는 거리 두기 시스템이 2단계로만 돼 있었다. 정부가 이를 3단계 구조로 변경한 게 6월 28일이다. 두 달이 되도록 세밀한 지침 마련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정부부터 해이해진 방역 긴장감을 바짝 조이고 빈틈을 찾아 메워가지 않으면 국민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고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는 코로나 장기전에서 이길 수 없다.
#코로나19#거리두기 3단계#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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