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인천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오늘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원격 수업에 들어간다. 고3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면 등원·등교 금지에 해당하는 이번 조치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해당한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발표로 전날까지만 해도 2학기 등원과 등교를 준비 중이던 일선 유초중고교와 학생들은 부랴부랴 원격 수업 체제로 전환하느라 혼란에 빠졌다.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은 1학기 재택 수업 시기에 휴가를 다 써버려 자녀를 돌봐줄 사람을 찾느라 애를 태우고 있다. 초등학교가 돌봄 교실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학생과 교직원들 사이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어 불안감이 크다.
1학기 등교 수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상위권을 제외한 학생들의 학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됐다는 것이 일선 학교의 평가다. 하지만 교육부가 어제 내놓은 대책은 기초 학력에 미달하는 학생들 위주여서 중하위권 학생들은 마땅한 보완책도 없이 방치된 상태다. 더구나 학교는 3단계 기준으로 문을 닫는데 서울과 인천지역의 학원은 2단계 기준에 따라 300명 미만 규모이면 계속 운영되고 있어 계층별 학력격차가 더욱 벌어질까 우려된다. 학습 결손으로 졸업 후 삶에도 영향을 받는 ‘코로나 세대’ 전망까지 나오는데 한 학기가 지나도록 교육 당국은 무엇을 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불안해하는 학생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도 남겨두지 않은 고3들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어제 국회에서 “수능을 예정대로 12월 3일 치르는 것을 우선 과제로 한다”면서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 수능일 변경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음 달 시작되는 수시전형은 대학들 중 70∼80%가 이미 예정대로 치를 수 없다며 일정 변경을 예고한 상태다. 당장 다음 달부터 입시가 시작되는데 아직도 ‘플랜B’를 내놓지 않으니 답답할 뿐이다. 코로나 추이는 예상할 수 없다 해도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비한 계획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