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와 그 후신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기부금을 유용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검찰이 그제 업무상 횡령 등 8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 의원은 그간 개인적 유용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지만 검찰 수사 결과는 다르다. 윤 의원이 5개 개인계좌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해외여행 경비와 조의금, 나비기금 등의 명목으로 3억3000만여 원을 모금한 뒤 5755만 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총 1억35만 원을 유용한 혐의로 검찰은 기소했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중증 치매 상태인 것을 이용해 길 할머니가 받은 여성인권상 상금 1억 원 중 5000만 원을 정의연에 기부하게 하는 등 총 7920만 원을 기부·증여하게 했다는 준사기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이번 서울서부지검의 수사는 현 정권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실종된 상황에서 나름대로 검찰의 본분을 지키려 노력한 대목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신속하고 엄정하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는다.
윤 의원의 재산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윤 의원 부부의 수입이 당초 알려진 5000만 원 정도보다 많아 경기 수원 아파트 구매 자금 충당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금으로만 경매 자금을 한 번에 납입해 2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산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며 윤 의원은 구매 자금 출처를 처음에는 “살던 아파트를 팔았다”고 했다가 기존 아파트를 판 시점이 새 아파트 경매가 끝난 8개월여 뒤로 밝혀지자 “정기적금 해지와 가족 차용”으로 말을 바꿨다. 검찰은 경기 안성쉼터에 대해서도 고가 매수 의혹을 인정해 배임 혐의로 기소했지만 시세보다 높은 7억5000만 원에 매수해 4억2000만 원에 매도한 이유 등은 상식선에서 납득이 되도록 규명되지 못했다.
검찰 수사 결과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윤미향 의혹은 몇몇 혐의에만 죄를 물은 채 대충 덮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특검을 도입해서라도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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