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군 복무 중 특혜 휴가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를 안중근 의사에 빗댔다가 사과했다. 그는 16일 안 의사의 유묵에 쓰인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을 인용해 “나라를 위해 몸 바치는 군인의 본분을 서 씨가 몸소 실천했다”고 논평했다가 결국 삭제했다. 그러나 추 장관 자신은 어제 국회에서 ‘위국헌신군인본분’을 반복하며 박 대변인의 사과와 삭제를 무색하게 했다.
박 대변인 발언은 앞서 설훈 민주당 의원이 “서 씨가 군대 간 것만으로도 외려 칭찬해줄 일”이라고 한 옹호의 연장선상에 있다. 설 의원은 “서 씨가 군에 가기 전 무릎 수술을 했고 군에 안 갈 수 있었지만 어머니의 사회적 위치 때문에 갔다”고 했다. 추 장관 자신도 국회에서 “제대로 검사를 받았으면 현역은 안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말만 할 뿐 증명할 자료가 있으면 보여 달라는 데도 내놓지 못하는 사이 오히려 서 씨가 영국에서 대학 동호회 축구팀원으로 뛴 사진이 공개됐다.
군대를 다녀온 많은 이들이 서 씨의 휴가 연장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의혹 받는 측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해야 한다. 그런데도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영표 의원은 의혹 제기 자체를 놓고 ‘쿠데타 세력’ 운운하는 망언을 했다. 몸이 아파 불가피하게 전화로 휴가 연장을 요청한다면 병사가 직접 사전에 해야 하고 지휘관은 필요한 서류를 제출받고 부모에게 확인하는 게 관례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카톡으로도 간단히 휴가 연장 신청을 할 수 있다는 듯이 말했다가 ‘앞으로는 카톡으로 휴가 연장 신청을 하겠다’는 조롱 섞인 반응을 받았다.
황희 민주당 의원은 서 씨의 특혜의혹을 고발한 당직사병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며 “단독범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근무를 철저히 선 데 대해 오히려 상을 줘야 할 사람을 범죄자로 몰고 배후까지 의심한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니 억지를 부리고, 억지를 계속 부리다 보니 이제는 억지 부린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안중근 의사에 빗대고 쿠데타 운운하고 제보자를 범죄자로 모는 저열하고 어이없는 짓까지 하는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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