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계’가 바뀐다. 세계란 다른 누군가가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힘으로만 바뀔 수 있다는 뜻이지.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미움 받을 용기’ 중
야구는 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팀이 되어 만드는 단체 스포츠이면서 개인 스포츠이다. 예전에는 지도자 말을 잘 듣고 지시를 잘 따르는 선수가 좋은 선수라는 인식이 컸다면, 지금은 선수의 개성까지도 존중해주는 예전과 다른 문화가 있는 것 같다.
착한 선수가 야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착한 선수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지시 사항을 충실히 수행하는 수동적인 선수가 되어 간다. 특히 타격 기술과 피칭 기술은 선수의 창조적인 본능을 깨워야 발전할 수 있는 어려운 영역이다. 그 영역에서 내가 주체가 아닌 타인의 지시를 받아서는 발전이 어렵다.
중학교 1학년 야구 선수에게 타격 레슨을 한 적이 있다. 그 아이가 해오던 타격 방법에서 나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접근했고 기존의 타격 이론과는 차이가 있었기에 둘 다 큰 용기가 필요했다. 다행히 훈련이 거듭되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느끼기 시작했고 오랜 기간 훈련으로 힘든 과정을 묵묵히 이겨낸 선수는 올 시즌 프로야구팀의 지명을 받아 꿈에 그리던 프로야구 선수가 되었다.
지도자는 얼마든지 조언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밀고 나가는 것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다. 변화에는 고통이 따른다. 그 대신 고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되면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과정으로 바뀐다.
어떤 어려움도 내가 생각을 바꾸면 해결할 수 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19년간 한 팀에서 버티고 지금의 역할을 하기까지 끊임없는 변화와 좌절 그리고 성공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내 인생의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희망과 두려움이 가득한 삶, 누구나 용기 있는 주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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