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메가시티의 핵심은 ‘가덕신공항’[기고/변성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6일 03시 00분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리면서 수도권 집중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반면 나머지 지역은 소외를 넘어 아예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형편에 최근 한국판 뉴딜의 핵심 축으로 ‘지역균형 뉴딜’을 추가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표는 눈이 번쩍 뜨이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인근 지방자치단체끼리 협력해 초광역권으로 지역균형 뉴딜을 추진하면 더 좋겠다는 구체적 언급까지 있었다. 그동안 공동발전을 모색해온 부산과 울산, 경남으로서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부·울·경은 이미 3월부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왔다. 동남권 메가시티란 부·울·경을 수도권에 맞먹는 경제 축으로 발전시켜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동북아 8대 경제권으로 도약시키자는 구상이다. 하나로 뭉쳐야 산다는 절실한 공감대 아래 8개 분야, 30개 사업의 구체적 실천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로드맵이 없지만, 정작 부·울·경을 하나의 공간으로 압축시켜 단일 생활권으로 묶어낼 핵심 열쇠는 따로 있다. 바로 ‘가덕신공항’이다.

부·울·경은 수도권 다음으로 큰 경제권이다. 정부가 적극적 관심을 갖고 있는 동남광역경제권 실현은 가덕신공항 성사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나아가 가덕신공항은 항만, 철도와 연계한 트라이포트를 완성시킴으로써 물류국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백년대계라 할 수 있다.

김해공항을 확장해 신공항으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누구나 알고 있다. 군사 공항이라 밤에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지 못한다. 주변을 둘러싼 도시 시설로 미래 확장성도 없고 소음 문제가 심각하다. 주변의 높은 산들로 안전성도 보장할 수 없는 곳이 김해공항이다. 김해신공항으로 결정 난다면 20년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일이 될 수 있다. 인천공항을 영종도에 지은 것처럼 가덕도에 신공항을 지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제는 서둘러야 할 때다. ‘2030 월드 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미뤄둬선 안 된다. 2030 월드 엑스포는 대전 엑스포나 여수 엑스포 같은 인정엑스포가 아니라 파리를 세계적 도시로 도약시킨 등록엑스포다. 부산시 자체 사업도 아니고 이미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당연히 관문공항이 엑스포 유치의 필수요건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가덕신공항을 둘러싼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차기 대권 주자들이 줄줄이 가덕신공항 지지에 나서고 있고, 여당뿐 아니라 부산지역 야당 국회의원 15명도 최근 가덕신공항 건설을 공식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부산시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키워드는 단연 가덕신공항이었다. 서울과 경기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도 모두 신공항 입지는 가덕도여야 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과 같은 기류에 부·울·경 800만 주민들은 반색하고 있다. 제발 또 한번의 바람에 그치지 않기를, 또다시 이 문제가 해를 넘기는 일이 없기를 주민들은 간절히 바란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동남권#메가시티#가덕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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