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바이든 시대, 美中 갈등·보호무역 대응 더 까다로워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7일 00시 00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대선 개표 결과 선거인단 과반 확보에 바짝 다가서면서 대통령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시절의 노골적 보호무역주의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상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다.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관세폭탄, 안보문제를 내세운 비관세 장벽 등 힘을 바탕으로 한 일방적 태도는 바뀌어도 미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보호무역 기조는 유지될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중국 견제’ 정책은 미국 내 여론의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바이든 후보가 “불공정한 보조금으로 미국 제조업을 약화시킨 국가들에 맞서겠다”고 강조하고, 임기 중 7000억 달러(약 785조 원)의 재정을 퍼부어 자국산 제품을 구입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공약을 내건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바이든 후보는 올해 2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에 ‘확고한 지지’를 밝힌 바 있다. ‘신(新)냉전’이라 불리는 미중 갈등이 바이든 시대에도 계속될 것이란 의미다.

한국으로선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금지 등 수출 차질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더 큰 어려움은 바이든 후보가 중국을 포위, 배제하는 경제블록이나 협정을 시도할 경우 닥칠 수 있다. 오바마 정부 시절 바이든 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미국에 반대하는 쪽에 베팅하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대놓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식으로 빠져나가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기존 정책의 틀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사고하는 경제·통상 전문가들을 대거 발탁해 적극적 통상외교에 나서야 한다.
#2020 미국 대선#조 바이든#반중#보호무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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