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관심을 두고 연구할수록 인간 문화가 이 세계를 파괴하는 양상이 큰 충격과 공포로 다가온다.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해양오염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환경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작가로서의 의무이다.” 사진작가인 크리스 조던의 말이다.
선지자처럼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를 사람들에게 알리던 작가들이 있었다. 극작가 입센의 ‘브란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메슥거리는 영국의 석탄 구름이/이 지방에 검은 장막을 씌우고/신선한 녹음으로 빛나는 초목을 모조리 상처 입히며/아름다운 새싹을 말려 죽이고/독기를 휘감은 채 소용돌이치며/태양과 그 빛을 들에서 빼앗고/고대의 심판을 받은 저 마을에/재의 비처럼 떨어져 내린다.’ 입센은 산업혁명으로 새카만 오염물질이 영국으로부터 노르웨이로 날아와 산과 강과 호수를 죽인다고 기록했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지구의 날씨를 바꿀 것이다.” 1930년대 일본의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는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라는 동화에서 온실효과를 소개한다. 당시 냉해가 심했던 도호쿠 지방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인공적으로 화산을 분화시켜 거기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지구를 덥히겠다는 거다. 당시 몇몇 선지적인 과학자들이 내놓은 이론에 불과했던 지구온난화를 작품에 써 사람들에게 알린 그의 안목이 놀랍다.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기후 재앙과 환경 파괴를 기록한 작가들도 많다. 바이런은 1815년 탐보라 화산이 초래한 재앙을 시로 썼다. 당시 3년간 여름이 없었고 식량 부족으로 유럽 각국은 폭동이 있어났다. ‘꿈을 꾸었네/그것은 어쩌면 꿈이 아니었을지도 모르네/빛나던 태양은 빛을 잃었고/별들은 빛도 없고 길도 없는/끝없는 우주 공간의 어두움 속에서 방황하고 있었네/얼음처럼 차가운 지구는 달도 없는 허공에서/눈이 먼 채 제멋대로 선회하며 어두워져 갔네.’
최악의 모래폭풍이 만든 비극을 노래하는 작품도 있다. 존 스타인벡은 ‘분노의 포도’에서 1930년대의 미국은 엄청난 불황과 공전의 모래 폭풍 사이에서 양쪽으로 공격을 받은 암흑의 시대라고 말한다. 그런데 재앙을 불러온 것은 인간의 오만불손한 욕망이라면서 감당할 수 있는 한도 이상으로 대지를 혹사시킨 결과라는 것이다.
최초의 팬데믹으로 알려진 1918년 스페인 독감을 소재로 한 캐서린 앤 포터의 소설 ‘창백한 말, 창백한 기수’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구급차를 구비할 상황이 못 돼요. 침대도 비어 있지 않고요. 게다가 의사나 간호사도 너무나 바빠 찾을 수가 없어요. 모든 극장, 거의 대부분의 가게나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고 거리는 종일 장례식을 치렀고….’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 앞에서 인류가 사는 길은 자연과의 상생뿐이다. ‘오늘의 지구는 예전의 생동적 지구가 아니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도시를 건설하고 숲을 베어내고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난폭한 행태를 멈춰야 한다. 지금 욕망의 그물에 걸려 인류가 코로나에 조여들고 있다. 다 함께 상생의 터전을 살리자.’ ―구명숙 ‘코로나 시대에 상생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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