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수준을 1.5단계에서 2단계로, 호남은 1단계에서 1.5단계로 올린다. 2단계가 실시되면 결혼식 참석 인원이 100명 미만으로 제한되고 유흥주점과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의 영업이 금지된다. 현재 1.5단계에서 영업시간 제약을 받지 않는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배달·포장만 허용되고, 헬스클럽 등 실내 체육시설도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는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어제까지 5일 연속 하루 300명대를 기록하자 사실상 ‘3차 대유행’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취한 조치다.
수도권의 거리 두기 수준을 1단계에서 1.5단계로 올린 지 나흘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강도를 높인 것은 그만큼 지금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종교시설이나 콜센터 등 특정한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자가 쏟아진 기존 1, 2차 대유행과 달리 전국적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빈발해 방역당국의 추적 속도가 전파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기존에는 특정한 곳에서 많은 확진자가 쏟아져 신원 파악이 용이했지만 지금은 식당이나 주점, 학원, 대학가 등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모임에서 감염이 발생해 연결고리를 찾기가 어렵다.
코로나19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데는 겨울철로 접어드는 계절적 요인과 해외 확산세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확산 위험이 질적으로 줄어들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지난달 대응 수위를 1단계로 섣불리 완화한 것이 긴장감을 크게 이완시킨 주요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세는 전파력이 강한 40대 이하 젊은층이 전체 확진자의 60%를 넘는다. 특히 활동성이 강하고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20대 확진자가 20%에 육박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더구나 수십만 수험생이 시험을 보는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최상위 기준으로 삼아 3차 대유행의 문턱에서 추락을 막을 모든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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