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창당 100년 맞는 중국공산당
선택적 법집행이 독재의 통치술이다
중국 같은 법집행과 국가자본주의
올해는 자유를 뺏긴 해로 기록될 것
법무부 차관으로 금의환향하기 전, 이용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왜 조국 가족을 수사했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강남에선 서로 추천서 써주고 사모펀드 투자도 다들 내부 정보 받아서 한다”며 “정치하려고 수사한 게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는 거다.
취중진심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주류세력의 삶과 의식구조를 확실히 알겠다. 내로남불은 문 정권의 양념이다. ‘대통령의 남자’는 대역죄를 지어도 봐줄 판인데 남들 다 저지르는 사소한 문제를 굳이 수사한 검찰총장이 죄인일 터다.
그럼에도 서울중앙지법은 어제 딸의 표창장 등을 위조한 조국의 부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정권과 상관없이 나쁜 짓하면 벌 받는다는 정의(正義)를 확인해준 사법부에 경의를 표한다.
집권세력은 벌써 재판부 공격에 들어갔다. 끈질긴 동지애와 이권으로 뭉친 문 정권한테는 내로남불도 가볍겠지만 학술용어로 ‘선택적 법집행’은 가볍지 않다. 독재자들이 법률을 선별적으로 적용해 내 편을 보호하고 남의 편은 처단한다고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책은 적시해 놨다. 처벌될 걱정 없는 특권계급이 생기고, 나머지 국민은 처벌의 불확실성에 말과 생각과 행동의 자유를 뺏기는 악랄한 통치술이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의 반(反)부패운동이 대표적이라고 송재윤 캐나다 맥마스터대 교수는 지적했다.
변호사 출신 문 대통령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민의 자유를 박탈하는 법까지 만들며 ‘스텔스 독재’를 한다는 것을 이제 적잖은 국민이 안다. 문 정권의 내로남불, 선택적 법집행은 사람 사는 상식을 의심케 하고, 말도 안 되는 불의와 불공정에 분노하게 만들고, 법과 제도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어떤 폭정보다 비인간적이다. 그렇게 민주주의와 진보와 인간에 대한 믿음을 추락시켜 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궁금했다.
2017년 대선 직전 문 대통령이 ‘지금’ 국민과 읽고 싶다고 한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에 실마리가 있다. 베트남전쟁에 관해 읽고 ‘미국의 주장을 진실로 여기는 허위의식’이 깨졌다지만 중공(中共)에 대한 논문은 더 길고 긍정적이다. 문 대통령이 “대학 시절 이 책을 읽고… 새 시대의 정의와 가치를 상상할 용기를 얻었다”고 했을 정도다.
중국공산당이 내년 창당 100주년을 맞는다. 2021년까지 전면적 소강사회(중산층사회)를 이루고 건국 100년인 2049년 패권국가가 되기 위해 ‘백년의 마라톤’을 뛰고 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필즈버리 중국전략센터 소장이 이 책에서 밝힌 ‘미국을 제친 중국의 비밀전략’은 한마디로 36계 속임수다. 차도살인(借刀殺人), 소련을 무너뜨리려 미국과 수교했고 세계 제패의 야심 따위는 없는 척, 미국에서 첨단기술을 배우거나 빼내 마침내 자유세계를 위협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거다.
문 정권의 지지세력은 3·1운동부터 이어진 ‘100년의 변혁’에도 한반도평화체제를 만들지 못했다며 ‘새로운 100년’을 말하고 있다. 대통령이 통합의 취임사와는 달리 선택적 법집행에 골몰하며 대북전단금지법, 1가구1주택법, 5·18관련법, 윤석열 출마금지법, 경제3법 같은 악법으로 국민의 자유와 소유를 뒤흔드는 걸 보면 중국처럼 속임수로, 중국 같은 방향으로 나라를 끌고 가는 것 같다.
특히 코로나19를 기화로 중국의 국가자본주의로 달려가는 건 위험하다. 집권당 경제 브레인으로 K뉴딜위원회 디지털분과 단장을 맡은 홍성국 의원은 심지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제에 개입하는 케인시안정책보다 더 강한 국가중심적 자본주의로 가야 한다”고 최근 인터뷰에서 밝혔다.
아무도 인수하려 하지 않는 아시아나항공을 산업은행이 경영권 분쟁 중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떠넘기고 사외이사 3명과 감사 1명을 장악하는 것이야말로 심각한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다. 앞으로는 중국의 앤트그룹처럼 정부의 눈 밖에 났다고 증시 상장이 막히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나마 중국공산당 엘리트는 능력주의로 평가되지만 그만한 능력도 없는 문 정권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망칠까 걱정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의 재집권을 꾀하는 ‘민주주의 4.0연구원’ 창립총회에선 “마오쩌둥은 사람을 모으려면 깃발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마오쩌둥을 모델로 삼는 운동권 정권 아래 2020년은 우리 국민이 자유를 빼앗긴 해(年)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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