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루 1200명대 확진에도 ‘거리 두기’만 강조하는 정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6일 00시 00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어제 124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동부구치소에서만 하루 288명이 추가되는 대규모 감염이 확인됐다. 국내 지역환자의 일주일 일평균 환자수는 1005.9명으로 처음으로 거리 두기 3단계 기준을 넘어섰다.

이달 초순 수도권 거리 두기 2.5단계에 이은 연말연시 전국 5인 이상 집합 제한 등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감염 확산세는 좀체 잡히지 않는 형국이다. 방역당국은 27일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하는데, 방역체계와 의료역량, 다음 달 3일까지 시행되는 ‘연말연시 특별방역 조치’의 효과 등을 종합 검토하겠다고 한다. 대체로 어제의 확진자 수는 구치소 대규모 감염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방역 통제망 안에서 감염 통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진단검사를 통한 적극적인 환자 발견과 추적, 격리를 통해 코로나 통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지이겠지만 국민에게는 공허한 소리로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궁극적으로 코로나19를 이기는 길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것을 모두가 아는 마당에, 견뎌야 할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어제도 방역당국은 “연말연시 접촉과 만남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발 나아가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방역수칙 위반행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30여 개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거리 두기’를 일방적으로 강조하기에 앞서 지금의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진솔하게 설명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사과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방역의 기본은 정부와 당국에 대한 신뢰이고, 신뢰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소통 노력에서 비롯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안 하면서 국민에게 ‘거리 두기’와 희생만 강조해서야 면목이 서겠는가.
#코로나19#신규 확진자#수도권 거리 두기 2.5단계#전국 5인 이상 집합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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