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 4명 중 3명이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어제 확인됐다. 앞서 8일과 13일 영국에서 들어와 확진 판정을 받은 일가족 4명과는 다른 사례다. 이들 4명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는 조사 중이다.
어제 국내 첫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된 일가족은 23일 영국발 항공편 입국 금지 조치가 시행되기 하루 전 입국했다. 영국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을 공식 발표한 15일 이후 영국발 입국자는 10명이 넘는다.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유럽발 입국자까지 감안하면 이미 국내에 퍼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중남미와 북미까지 20여 개국이 20일 일찌감치 영국과의 교통편을 차단한 데 비하면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고는 하나 늑장 대응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유입은 3차 대유행을 맞아 과부하 상태인 방역과 의료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영국에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감염 재생산 지수가 0.4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도권의 경우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이 지수가 현재 1.07인데 변이 바이러스 유입으로 1.47로 높아지면 그만큼 환자도 폭증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해 요양병원에서 입원을 기다리다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가 줄을 잇는 상황이다.
정부는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을 다음 달 7일까지로 연장하고 모든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격리해제 전 진단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23개국으로 퍼진 상태인데 영국에만 빗장을 걸어 잠근다고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추세를 봐가며 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해 방역과 의료 인력이 적어도 3차 유행의 불길을 잡을 때까지는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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