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코로나19 관련 국내 사망자가 879명에 이른다. 이달에만 353명이 숨졌다. 코로나에 걸린 것도 고통스럽고 서러운데 세상을 떠나는 과정조차 쓸쓸하다. 유족들은 가족을 떠나보낸 슬픔에 더해 ‘코로나 사망자 가족’이라는 낙인에 이중으로 고통받는다.
코로나 사망자는 대개의 경우 유족과 작별 인사를 나누지 못하고 눈을 감는다. 감염을 막기 위해 가족 1, 2명만 방호복을 입고 잠깐 임종에 참관할 수 있지만 이마저 불가능하게 막은 병원이 많다.
세상에 죽음이 알려지는 방식도 확진자 번호를 통해서다. ‘○○○번 확진자 사망.’ 이 생을 떠나는 길에 이름 대신 번호가 쓰인다. 장례도 화장부터 해야 치를 수 있다. 유족 입장에선 장례식장을 구하기도, 부고(訃告)를 내기도 어렵다. 시신에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수 있다고, 소문난다며 받아주지 않는 장례식장과 납골당이 허다하다.
80대 후반의 한 코로나 사망자는 유골함에 담긴 뼛가루가 돼서야 가족들과 만났다. 끔찍이 귀여워하던 손주를 통해 감염됐기에 유족들의 억장은 무너졌다. 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으로 공포에 떨다가 생을 마친 사망자 유족들의 슬픔은 말할 것도 없다.
코로나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코로나 사망자는 바로 우리 주변의 가족이고, 이웃이다. 그들의 죽음은 존엄하게 다뤄져야 한다. 가족의 배웅조차 못 받고 떠난 ‘애달픈 사망’을 애도하고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해야 한다.
올 한 해는 온 세계가 초유의 팬데믹 사태로 고통을 받았다. 내년 상황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3차 대유행의 변곡점을 미처 만들어내기도 전에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덮쳤다. 새해에도 계속될 코로나 장기전을 앞두고 방역과 의료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안타까운 죽음을 한 명이라도 더 줄일 수 있도록 경계를 늦추지 않고 고삐를 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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