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춤추게 하는 창의적 자원봉사[Monday DBR]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4일 03시 00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방역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많은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만큼은 계속 시행하는 게 좋다. 다양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잘 설계된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업무 몰입감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회사 이미지가 좋아지니 새로운 사람을 채용할 때 도움이 되고 기존 직원들의 이직도 줄일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흔히 하는 실수들이 있다. 대표적인 실수는 다른 회사가 하는 것과 비슷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복사해서 붙여넣기’ 식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의 설립 목적이나 사명(使命)과 너무 동떨어진 봉사 프로그램은 본래의 가치를 퇴색시킨다. 또 경영자나 담당 임원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활동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자원봉사라면서 직원들에게 참여를 강제하는 것도 직원들의 참여 의욕과 만족감을 떨어뜨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압박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성과도 높일 수 있을까. 여기 세 가지 지침을 제시한다.

첫째, 직원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물을 통해서, 혹은 봉사 수혜자들을 직접 만나 교류하면서 그 활동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계획하라.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비영리단체 ‘해비타트 포 휴머니티’의 자원봉사자들은 집이 세워지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고, 집을 받게 될 수혜자들과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참여자는 스스로의 활동에 큰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한 미국 회사는 어떤 자선단체의 기부금 모금용 종이봉투를 준비하는 일에 임직원들이 참여하도록 했다. 지루할 수 있는 단순 작업이었지만, 회사는 이 기부금을 받는 수혜자들을 초청해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지루했던 일이 의미 있는 일로 변한다. 비슷한 사례로, 대학교의 장학금 기부 요청 전화를 돌리는 콜센터 상담원들이 장학금을 받게 될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나면 업무 효율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둘째, 회사 차원의 목표나 이득만 고려할 게 아니라 직원들의 관심에도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직원들이 기획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회사는 뒤에서 지원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 혹은 회사가 봉사활동의 기본 틀을 제공하고 직원들이 이 틀 안에서 개인의 관심에 맞는 기회를 만드는 방식도 가능하다.

단, 경영진이 회사의 목적과 이익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면서도 순수한 자원봉사 활동으로 마냥 포장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커피 회사가 직원들을 시켜 자사에 커피를 납품하는 농부들에게 친환경 농법을 교육한다면, 선한 봉사활동으로 포장하기보다는 솔직하게 회사의 이익을 위한 전략적 활동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셋째, 임직원뿐 아니라 고객, 퇴직한 직원, 협력업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함께 참여시키면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맥주 양조장 ‘크리에이티브 컴포트’는 직원과 고객들이 5개월 동안 주 1회씩 저녁에 만나서 노숙자 보호소에 기부할 담요를 함께 만들고 공원을 가꾸는 등 합동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후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참가자들이 크리에이티브 컴포트 제품에 갖는 호감도가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입소문 홍보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세심하게 계획된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다지고 직원들의 소속감을 높이는 등 상당한 무형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 정책을 지키면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생각해보자. 노인들에게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는 ‘전화친구’ 상담 활동이나 실내 트레드밀(러닝머신)로 5000m 자선기금 달리기 행사에 참여하는 식이다.

기업마다 각자가 놓인 상황과 자신들만의 강점을 고려해 가능한 한 가장 의미 있는 자원봉사의 기회를 만들어 보자.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Korea 2021년 1·2월호에 실린 ‘직원들도 신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요약한 것입니다.

제시카 로델 미 조지아대 테리경영대학원 교수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직원#자원봉사#창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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