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를 3명 둔 학부모다. 세 아이가 모두 새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최근에 새 학년 교과서를 집에 가지고 왔다. 아이들의 교과서는 40년 전 교과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웠다. 종이 질부터 내용까지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대한민국이 풍요롭고 잘사는 나라가 맞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래전 학교에서 새 교과서를 받으면 귀한 보물을 받은 것처럼 책표지를 싸고 찢어지지 않도록 소중하게 간직했던 기억이 났다. 아이들에게 잠깐 그 시절 이야기를 했더니 들은 척 만 척이다. 아이들의 지난해 교과서를 살펴보았더니 깨끗하게 낙서도 없이 사용해 새 책처럼 보였다. 다 쓴 교과서를 재활용 쓰레기처럼 활용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개학하는 3월 이전 일괄 수거하여 처리하고 그 비용을 학생에게 돌려주거나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궁리했으면 한다. 그냥 버리기에는 자원의 낭비라는 생각이다. 언제부터 우리가 물건을 쉽게 버리며 살았는지 되돌아볼 때다.
임대혁 경기 시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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