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례연설(Weekly Address)을 시작했습니다. 주례연설 전통은 그가 존경하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처음 시작한 것입니다. 난롯가에서 정겹게 얘기하듯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메시지를 전해서 ‘노변정담(Fireside Chats)’으로 불렸죠. 그의 진행 능력이 워낙 탁월해 이후 대통령들이 시도하지 못하다가 1980년대 할리우드 출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부활시켰습니다. 이후 계속되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흐지부지됐던 것을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국민화합 차원에서 되살린 것이죠.
△“Like my dad used to say, a job is about a lot more than a paycheck.”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이 아닌 ‘대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를 잃고 백악관에 하소연 편지를 쓴 캘리포니아 여성 미셸 씨에게 답신 전화를 준 것이죠. 바이든 대통령은 그녀의 실직 스트레스를 위로하며 자신의 아버지 얘기를 꺼냅니다. “아버지가 종종 말했듯 일이라는 것은 월급 이상의 의미가 있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얘기죠.
△“The idea that we can keep moving and thriving without dealing with pandemic is just a nonstarter.”
미국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It’s a nonstarter!”라고 외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요. 단어 뜻 그대로 ‘non(아니다)-starter(시작)’라고 보면 됩니다. “생각을 시작할 만한 가치도 없다.” 한국식으로 하자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 바이든 대통령은 미셸 씨의 사정에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번영(keep moving and thriving)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재고할 만한 가치도 없다”고 합니다.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죠.
△“I can’t tell you how appreciative I am that you called me.”
통화 시간은 2분 남짓.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는 힘들죠. 통화 내용보다는 미국식 전화 예절에 눈길이 가더군요. 기대하지도 못한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미셸 씨는 감격 그 자체. 그녀는 “전화를 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며 통화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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