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하향 조정돼 3개월 동안 영업이 금지됐던 유흥시설이 오후 10시까지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클럽 룸살롱 콜라텍 헌팅포차 등 전국 유흥시설 4만 곳이 대상이다. 수도권의 카페와 식당, 노래연습장도 종전보다 한 시간 늘어난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졌다.
정부가 거리 두기를 완화한 것은 코로나 3차 유행이 끝나거나 상황이 좋아져서가 아니다. 코로나 장기화와 고강도 거리 두기로 생존의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더는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90명을 넘은 데다 설 연휴 모임에서 발생해 아직 바이러스가 잠복 중인 감염의 가능성까지 감안한다면 오히려 지금은 더 긴장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런데도 일부 시민들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이 끝나면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숙박업소로 옮겨 늦게까지 2차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인원 제한도, 거리 두기도 단속하기 어려운 호텔과 모텔 등을 심야 모임 장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숙박업소에서 술판을 벌일 주류와 안주를 구입하느라 인근 편의점 매출도 늘었다고 한다. ‘포차 대신 여기 어때’라는 문구로 젊은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숙박 앱도 있다. 아무리 코로나 피로감이 크다 해도 코로나 위기 속에 공동체에 대한 배려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시민의식이 부끄럽고 충격적이다.
정부는 고령층 접종 효과 논란이 있어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임상정보의 추가 확인 전까지는 65세 이상에게 접종하지 않기로 어제 결정했다. 그 대신 26일부터 65세 미만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다. 접종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데도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내려진 방침이다. 코로나 유행을 막아 나가면서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야 한다. 지금은 방역수칙을 자율적으로 잘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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