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대회 취소로 무기력증… 2주 자가격리로 경기력 저하 |
이민호 대한육상연맹 경보대표팀 코치(55)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각종 대회가 취소되면서 선수들이 무기력증에 빠졌다고 아쉬워했다. 선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검증할 대회에 맞춰 훈련을 하는데 번번이 대회가 없어지자 ‘훈련은 해서 뭐 하나’라는 분위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 코치는 “경보의 경우 올 2월 대회도 없어졌고 3월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열심히 훈련하다가 다시 처음부터 훈련을 시작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선수들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경보와 마라톤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단 하나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공인 경기를 하지 못했다. 신치용 진천국가대표팀선수촌장(66)도 대회가 없어진 종목들의 경우 무기력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든 스포츠는 주기적인 대회 출전을 통해서 선수들 경기력 향상을 꾀한다. 목표를 잡고 일정 기간 강도 높은 훈련을 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장이 대회다. 대회가 없어지면 목표의식이 불분명해지고 투지도 사라진다”고 했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방역 수칙을 지키며 가급적 많은 대회를 치러야 경기력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 유도대표팀은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도하마스터스유도대회에 출전하고 돌아온 뒤 2주간 자가 격리를 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른 것이지만 향후 경기력에는 큰 지장을 줬다. 집에서 개인 훈련을 하지만 한계가 있는 데다 투기 종목의 특성인 파트너 훈련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배상일 여자유도대표팀 감독(52)은 “근력이 경기력을 좌우하는 종목의 경우 강도 높은 훈련을 하다가 중단하면 그 즉시 경기 근력이 약해진다. 2주 자가 격리를 하면 그 두 배 이상 다시 강도 높은 훈련을 해야 경기 근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도를 포함해 많은 종목이 해외 대회에 출전해 포인트를 쌓든지 예선전을 벌여야 한다. 해외에 갈 때마다 자가 격리를 한다면 경기력을 제대로 유지할 수가 없다. 유도대표팀과 대한체육회의 이의 제기로 방역당국은 각종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 면제서를 받을 경우 1주 자가 격리 후 1주 소속팀 훈련 또는 코호트(격리 대상 집단) 훈련으로 대신할 수 있게 했다. 전문가들은 완화된 조치를 반기면서도 훈련을 계속 이어갈 방법을 더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실장(운동생리학)은 “강원 태백선수촌, 서울 태릉선수촌 등 다른 곳에 대표팀 클린존을 만들어 코호트 훈련을 하게 하면 중단 없이 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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