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에 중도 확장을 표방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어제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제3지대의 안철수 후보와 함께 3자 구도가 일단 완성됐다. 부산시장 국민의힘 후보도 중도·보수 통합을 강조해온 박형준 전 의원으로 정해졌다. 민주당 후보는 6일 결정된다.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로 실시된 국민의힘 경선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발표 전까지만 해도 승리를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던 오 후보가 예선을 1위로 통과했던 나 후보를 꺾은 것은 ‘보수 결집론’보다는 오 후보의 ‘중도 확장론’에 더 힘이 실렸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제1야당을 향해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적극 나서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를 놓고 야권은 이제 단일화의 시간을 맞았다. 언제 어떻게 누구로 단일화가 될 것인지에 따라 박 후보와의 본선 판도가 달라진다. 이에 맞서 박 후보도 범여권 군소정당인 열린민주당 및 시대정신 후보들과 단일화에 적극 나설 것이다.
이번 보선은 집권당 소속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824억 원의 혈세를 들여 1년 3개월짜리 시장을 뽑는 선거다. 문재인 정부 4년은 물론 지난해 총선에서 여권의 압승 이후 진행된 각종 입법 독주, 검찰을 둘러싼 갈등, 부동산정책 실패 등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띠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권은 정권 재창출의 교두보, 야권은 정권교체의 교두보가 되는 선거다.
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단일화를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조속한 협상을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은 속도조절 의사를 내비치는 등 단일화 과정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단일화 여론조사 문항을 ‘적합도’로 할 거냐 ‘경쟁력’으로 할 거냐, 단일후보의 출마기호를 몇 번으로 할 것이냐는 유권자들이 보기에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다. 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신경전을 벌이다 시간만 허비할 경우 중도층의 관심에서 멀어질 것이다. 양측은 지엽적인 단일화 규칙에 연연하지 말고 어떤 비전과 공약으로 중도층의 마음을 잡을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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