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리 급등 경고음 ‘나 몰라라’… 해외주식 투자 사상 최대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0일 00시 00분


한국은행은 어제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가 1월 한 달 동안 95억5000만 달러 늘어나 월간 증가폭이 사상 최대였다고 밝혔다. 해외주식 투자는 17개월 연속 늘어났는데 증가한 금액의 절반 이상이 개인 몫이었다. 미국 금리와 국제 유가 상승으로 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은행은 개인들의 과도한 해외주식 투자를 경고하고 나섰다.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보다 높은 수익률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지난해 미국 주가가 급등하면서 한국 기관과 개인이 해외투자로 약 62조 원의 평가 차익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금리 유가 환율 등 글로벌 증시를 압박할 변수가 지뢰밭일 정도로 늘어났다. 정보와 자금이 부족한 개인이 무턱대고 투자하기엔 너무 위험해진 것이다.

8일(현지 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59%까지 치솟으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런던 국제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1년 10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락을 반복하며 1140원을 넘어섰다. 미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물가 지표인 유가까지 오르면서 증시 환경이 그야말로 살얼음판이 됐다.

이런데도 개인의 투자는 거침이 없다. 지난해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인 1726조 원으로 증가할 동안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는 전년 대비 9배로 늘었다. 빚을 내 투자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봐야 한다. 올 들어 테슬라, 게임스톱 등 단기 급등락을 반복한 주식에 투자가 몰린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해외주식 투자에 위협적인 것은 물가가 장기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이다. 이런 상황에선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고 주가 급락을 초래하기 쉽다. 문제는 미국 정치권과 금융당국조차 견해가 엇갈릴 정도로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해외주식 투자의 위험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점을 명심하고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
#금리#급등#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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