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대다수는 내 말에 동의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5일 03시 00분


백악관 반려견 ‘챔프’(왼쪽) ‘메이저’와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올해 13세로 나이가 들어 활동성이 떨어지는 ‘챔프’의 친구 상대가 되도록 2018년 갓 태어난 유기견 ‘메이저’를 입양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백악관 반려견 ‘챔프’(왼쪽) ‘메이저’와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올해 13세로 나이가 들어 활동성이 떨어지는 ‘챔프’의 친구 상대가 되도록 2018년 갓 태어난 유기견 ‘메이저’를 입양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독일 셰퍼드 ‘챔프’ ‘메이저’ 두 마리를 백악관에서 키우고 있습니다. 반려견은 단란한 가족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미국 대통령들의 전통이죠. 그런데 올해 세 살인 ‘메이저’가 자꾸 문제를 일으킵니다. 사람을 무는 것이죠. 두 번이나 의료진이 출동하는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Out of an abundance of caution, the individual was seen by WHMU and then returned to work.”

‘메이저’는 지난달 초 백악관 직원을 물어 바이든 대통령의 델라웨어 자택으로 이송돼 특별 훈련까지 받았습니다만 복귀 후 다른 직원을 또 물었습니다. 백악관은 경내 사건 사고를 공개할 의무가 있죠. 퍼스트레이디 질 여사의 대변인은 “메이저가 아직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라며 “물린 사람은 WHMU(백악관 의료팀)의 치료를 받고 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습니다. 경미한 사고였지만 ‘혹시 몰라서(out of an abundance of caution)’ 의료진이 출동했다고 합니다.

△“Oh man, not a very exciting story.”

지난해 11월 대선 후 바이든 대통령은 한동안 발목 보호대를 하고 절뚝거리며 다녔는데요. 범인은 ‘메이저’였습니다.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온 그는 흥분한 상태에서 공놀이를 하던 ‘메이저’를 진정시키려다 미끄러지면서 발목을 삐었습니다. 그는 당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개를 쫓다가 부상을 당한 자신의 신세에 대해 “세상에, 별로 유쾌한 얘기는 아니지”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Eighty-five percent of the people there love him. All he does is lick them and wag his tail.”

그래도 바이든 대통령은 사고뭉치 ‘메이저’에게 무한 애정을 보여줍니다. 미국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에서 반려견은 자주 화제에 오르는데요. 최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85%의 백악관 직원들은 ‘메이저’를 사랑한다”고 애써 강조합니다. “‘메이저’가 하는 일이라고는 핥고 꼬리를 흔드는 것밖에는 없는 사랑스러운 개”라고 하네요. ‘Eighty-five percent(85%)’는 바이든 대통령이 무작위로 거론한 숫자가 아니라 ‘대다수(most)’라는 뜻입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조 바이든#반려견#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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