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복귀 후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일정 기간 격리된 병사들에게 부실한 식사가 제공됐다는 폭로가 최근 잇따르며 ‘군 부실 급식’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직접 급식 현장을 찾고, 국방부가 긴급 현장점검에 착수하는 등 뒤늦게 허둥대는 모습이다. 부실 급식 논란이 2021년 대한민국 군대에서 벌어진 것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다.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에서 격리 병사들의 처우에 대한 군 지휘부와 일선 지휘관들의 관리 소홀 책임을 분명히 따져야 할 것이다.
병사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 고발한 급식 실태를 보면 1식4찬의 기본지침도 지키지 않은 사례가 허다했다. 한 격리 병사의 사진에는 흰밥에 약간의 반찬이 있고 국 담는 부분은 비어 있었다. 또 다른 제보 글에는 흰색 스티로폼 도시락에 밥과 나물 한 숟갈, 깍두기 두 쪽이 전부인 사진이 올라왔다. SNS에서는 “어느 부대 급식이 더 부실한지” 경쟁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격리 병사들의 처우 문제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한 시민단체가 김치류를 포함해 두세 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도시락 사진을 공개하며 부실 급식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도 군 당국은 일선 부대의 상황이 다른 데서 생기는 사소한 문제로 인식하고 전반적인 실태 점검에 소홀하다 격리 병사들이 직접 급식 실태를 고발하고 나서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방예산 52조 원 시대에 나라를 지키는 병사들의 사기와 직결된 ‘밥’ 논란은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장병 1명의 하루 급식비는 8790원으로 한 끼 단가는 2930원꼴이다. 인건비를 감안해도 중고생 급식 단가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한다. 급식비 자체가 적정한 수준인지 이번 기회에 면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격리 병사들이 폐건물 수준의 열악한 공간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는 만큼 격리 시설 문제도 함께 점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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