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평화협정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중국의 대만 침공 준비 보도가 나왔다. 중국의 명분은 ‘하나의 중국’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대입하면 한반도는 오랜 기간 하나의 국가였고, 방법과 과정이 문제일 뿐이지 통일이 민족적, 역사적 과제라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일까? 중국 황허 유역은 지구상에서 문명이 제일 먼저 발달한 지역 중 하나이다. 황허 문명은 국가를 빨리 탄생시켰고, 강력한 중앙정부, 치밀한 행정망을 세상 어느 지역보다 빠르고 철저하게 발전시켰다. 그리고 주변 이민족을 정복하거나 몰아내면서 중국이란 나라의 영역을 넓혀 갔다.
그러나 대만은 꽤 오랫동안 중국의 관심 밖에 있었다. 대만은 의외로 지형이 꽤 험하고, 험준한 고원 지역도 많다. 문명지역과 고립되면서 원주민들이 오랫동안 독자적인 문명을 누리며 살았다. 대만 국립박물관에서 16세기에 찾아온 유럽인들이 그린 대만 원주민 생활상에 대한 스케치들을 본 적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중국 문명을 생각하고 보면 대단히 낯설고 이질적이다. 상당히 원시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대만 원주민들은 강인하고 사나운 것으로 명성이 높았다. 16세기에 네덜란드인들이 찾아와 도시를 세웠다. 한족이 본격적으로 이주한 건 명나라가 멸망할 때 끝까지 저항했던 정성공이 이주하면서부터였다. 정성공은 네덜란드 세력을 쫓아냈고, 한족 이민을 받아 정씨 왕조를 세웠다. 조선 후기에 유행한 정감록의 정도령이 대만의 정씨 왕조 이야기가 와전된 설이라는 추측도 있다.
대만의 한족 왕조를 방치할 수 없었던 청조는 17세기 말 대만을 침공하고 대만을 행정구역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후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가 공산군에 패하면서 대만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현재의 중국과 대만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역사는 늘 전쟁의 명분을 위해 악용된다. 역사의 당위성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현명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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