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6월로 정한 것은 무엇보다 6·25전쟁의 참상과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킨 호국 영웅들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1950년 6월 25일부터 3년간의 전쟁으로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고, 국토는 폐허가 됐다. 한때는 대한민국이 영원히 사라질 뻔했던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리기까지 했다. 대한민국은 이런 위기와 폐허를 극복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위대한 나라가 됐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6·25전쟁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보답해야 한다.
4월 역사적인 국산 초음속전투기 출고식이 있었다. ‘KF(Korea Fighter)-21 보라매’는 ‘21세기 하늘은 우리가 지킨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전투기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세계 8번째 국가가 됐다. 국방 안보 역량의 향상뿐만 아니라 항공우주산업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전투기 생산은 군관산학연의 유기적 협업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하고 여야 합의와 국민적 지지도 있어야 가능하다. 이날 출고식에는 대통령과 국방장관, 합참의장 각 군 총장 등 군 수뇌부가 모두 참석했고 특히 공군에선 11명의 전직 참모총장이 참석했다.
6·25전쟁 중 최초로 100회 출격 기록을 세운 김두만 총장(94)은 우리가 만든 초음속전투기를 보며 감동했고 떨리는 목소리로 6·25전쟁 당시를 회고했다. 70여 년 전 탑승했던 전투기와 현재의 최첨단 초음속전투기는 비교할 수 없는 기술적 차이가 있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만든 전투기이니 얼마나 감동스러운 일인가! 공식 출고식이 끝나고 개발 과정과 장비에 대한 브리핑을 들으며 다시 한번 감탄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설계 소재 장비제조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실제 비행과 똑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조종성평가시뮬레이터실에서 노장 김 총장이 직접 조종을 했는데,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감동의 순간이었다.
나는 조종간을 잡은 김 총장을 바로 옆에서 숨죽이며 바라봤다. 전투기가 이륙하는 순간 내 눈에 조종간을 잡고 있는 손이 들어왔다. 6·25전쟁 당시 적진으로 출격하며 오직 조국을 지키기 위해 조종간을 잡았던 바로 그 손. 어느 예술가도 표현할 수 없는 참으로 고귀한 손이다. 전투기는 달라졌지만 목숨 걸고 조국을 지킨 이 손과 조국 수호 정신은 지금 후배 조종사들에게 뜨겁게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이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는 경남 사천까지 이동은 서울공항에서 C-130 수송기를 이용했다. 묵직한 군용기 엔진 소리를 들으니 저절로 가슴이 뛰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대한민국 금수강산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6·25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목숨 걸고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지킨 참전용사들에게 다시 감사드린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바로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 덕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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