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나 살 좀 빼고 몸이 좋아지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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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중 감소. 블룸버그뉴스 온라인판은 “김정은은 살이 빠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그가 차고 있는 1만2000달러(1300만 원)짜리 IWC 명품 시계가 답을 줄 것이다”라고 답하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사진 출처 블룸버그뉴스
해외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중 감소. 블룸버그뉴스 온라인판은 “김정은은 살이 빠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그가 차고 있는 1만2000달러(1300만 원)짜리 IWC 명품 시계가 답을 줄 것이다”라고 답하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사진 출처 블룸버그뉴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쩍 살이 빠진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비만 문제가 심각한 미국이 김 위원장의 체중 감소를 그냥 지나칠 리 없습니다. 이리저리 뜯어보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Diet or Health Scare? Kim Jong Un Is Looking Noticeably Slimmer.”

누군가 살이 쪽 빠진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드는 궁금증은 “다이어트 때문인가, 아파서 그런가”입니다. 김 위원장의 체중 감소를 바라보는 미국 언론 역시 대부분 제목이 비슷합니다. 전문가들의 추측은 다이어트 쪽이 우세합니다. 건강 문제 때문이라면 아예 공식석상에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죠. 미 언론에 김정은 건강이상(설) 기사가 나올 때마다 ‘health scare(건강 우려)’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됩니다. ‘몸무게를 줄이다’는 ‘lose(잃다)’ 또는 ‘shed(덜어내다)’ weight라고 합니다.

△“The baggy suit is hanging a bit more loosely.”

“배기 스타일의 슈트가 좀 더 느슨하게 걸려 있다.” 한 외신은 김 위원장의 살 빠진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초고도 비만이어서 원래 꽉 끼지 않는 배기 스타일을 즐겨 입죠. 이 배기 스타일의 슈트가 ‘더 헐렁해진 듯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hang’은 ‘(옷을 몸에) 걸치다’고 할 때도 씁니다. 옷을 멋지게 소화하는 사람을 “옷걸이가 좋다”고 하죠.

△“Kim Jong Un appears to have lost some weight-and that could have geopolitical consequences.”

“과연 우리가 김 위원장의 체중 문제까지 세세하게 상관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물론 핵무기를 가진 북한 지도자의 건강 문제는 안보상의 이유로 중요하지만 시곗줄을 더 바짝 조인 것까지 체크해 가며 살 빠진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입니다. 워싱턴포스트의 기사 제목입니다. “김 위원장이 살이 좀 빠졌다. 그리고 그것은 지정학적으로 중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런 걸 ‘비꼬는(sarcastic)’ 제목이라고 합니다. “그게 뭐 대수냐”는 의미죠.

#김정은#비만#체중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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