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華 위대한 부흥” 21번 외친 시진핑, 패권 행태부터 버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일 00시 00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톈안먼 망루에 올라 한 연설에서 “외부세력이 우리를 괴롭히면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며 “중화민족이 괴롭힘을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54분간의 연설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21차례나 외쳤다.

중국공산당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뒤 72년간 일당 체제로 중국을 통치해왔다.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은 장기 집권을 추진하면서 권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엔 홍콩보안법을 제정해 홍콩의 정치·언론을 장악하고, 신장위구르에서 인권을 탄압하는 등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이런 문제를 비판하면서 중국과 갈등을 벌여온 미국을 향한 섬뜩한 경고로 들린다.

또 시 주석이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다짐한 것에는 세계 최강국이 돼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추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는 시 주석이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하면서 다자주의 준수를 외쳤던 것과 상반된다. 국제사회에서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참여한 일부 개발도상국에 빚더미를 안겨주고, 힘을 앞세운 ‘전랑(戰狼) 외교’를 밀어붙이는 중국의 패권주의적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주변국에 대한 배려도 찾아볼 수 없다. 미국을 “적대 세력”이라고 비난하며 중국에 동조하는 축전을 보낸 북한이나 협력관계인 러시아 등만 동맹으로 대우할 뿐이다. 한국에 대해선 방어용 무기인 사드를 배치했다는 이유로 발동한 한한령(限韓令)을 여전히 해제하지 않고 있고, “미국의 편향된 장단에 휩쓸리지 말라”는 오만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다.

시 주석은 중국의 발전을 내세우며 ‘중국몽(夢)’의 실현을 강조한다. 하지만 먼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중국이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자유와 인권을 억압한다는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대만은 무력으로, 홍콩은 완력으로, 주변국은 위력으로 누르겠다는 패권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국제질서를 존중하는 게 우선이다.
#시진핑#연설#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2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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