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트럼펫 연주자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 반을 넘어 2년이라는 시간에 다가가고 있다. 그건 연주를 못한 지도 어언 1년 반을 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 무정한 시간은 음악인은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차별이 없었다. 하지만 사회에서도 그렇듯이 분야별, 악기 종류별로 연주자에게 차이가 생기고 있다. 트럼펫이라는 악기는 호흡으로 연주하는 악기이기 때문에 모든 연주에서 제외됐고, 예정됐던 연주들도 다 취소됐다. 처음에는 금방 지나가겠지, 다음 달엔 연주할 수 있겠지 하는 희망으로 한 달 한 달을 버텼다. 하지만 일상이던 연주자의 삶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실상 멈췄다. 지난날을 회상하며 감사함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현재는 연주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고 있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하면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잃고 싶지 않다. 코로나19를 잘 이겨내 무대에서 트럼펫 연주자로서 관객들에게 희망을 주는 연주를 하고 싶다. 모두의 소망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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