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지역 40대 택배 대리점주를 집단으로 괴롭혀 극단 선택으로 내몬 택배노조의 일부 간부들이 택배 물품을 분류하는 도우미들에게 노조 가입을 강권하고, 거부하면 일을 못 하도록 괴롭히는 방법을 논의했다고 한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한 택배노조 지회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에 ‘비노조 분류 도우미 몰아냅시다’란 글이 올라오고 이에 찬성하는 노조원의 이모티콘이 뜨기도 했다.
분류 도우미는 택배기사들의 과중한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택배업계, 정부, 국회가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의 협의를 통해 이번 달부터 현장에 배치되는 인력이다. 택배 대리점이나 택배회사의 협력사에 고용돼 배달 지역 등에 따라 물품을 분류한다. “택배기사 업무가 아닌 분류까지 떠맡는 바람에 과로사 등이 발생한다”고 노조가 주장해 택배업체와 대리점이 비용을 들여 투입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도우미 배치를 노조 몸집을 키울 기회로 보고 회유, 협박 등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조 가입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파업 등 단체행동을 할 때 분류 도우미들이 동참해야 파괴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일 것이다. 현장에선 노조원들이 비노조원 택배기사의 업무를 교묘히 방해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컨베이어벨트 위에 올려진 비노조원 기사의 배송 물품을 노조원이 송장이 보이지 않도록 뒤집어 일을 훼방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택배노조원이 비노조원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하면서 “○○ 점장은 어차피 잘린다”라고 하는 녹취도 나왔다. 노조원과 비노조원의 누적된 갈등이 폭행사건으로 번지는 일도 생기고 있다. 그런데도 택배노조는 “개별 노조원의 일탈일 뿐”이라고 변명한다.
택배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원들의 갑질은 정상적인 노조활동의 범위를 크게 벗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배송시장을 이렇게 무법천지로 방치할 순 없다. 노동 및 사법 당국은 택배노조 횡포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조사와 불법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수사에 당장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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